아주경제 한병규 기자 = 대기업이 경영권을 쥔 대학들에게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로 기업경영에서 적용했던 부분을 무리하게 학교에 도입하다 벌어지는 문제가 많다.
특히 지난 2008년 두산이 인수한 중앙대학교의 경우 '역사상 최대 구조조정' 이후 지금까지 폭풍 속에 머물고 있다.
이 같은 예는 올해 초 벌어진 '100만원 대자보'가 대표적이다.
이는 중앙대가 지난해 말부터 파업한 청소노동자를 상대로 '교내 설비에 스티커ㆍ대자보를 부착하거나 고성으로 구호를 외치는 행위를 하면 1회당 100만원씩을 지급토록 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했던 문제다. 물론 지난달 새 학기 개강과 함께 중앙대가 취하하긴 했지만 여전히 볼썽사나운 단면으로 남아있다.
지난해 말 전국적으로 번져가 화제를 모았던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확산 때도 유독 중앙대만 '청정지대'였던 것도 비슷한 이유였다. 대학 측이 관련 대자보가 걸리기만 하면 즉시 철거했기 때문이었다.
최근에는 중앙대의 기업화를 비판하는 '기업가의 방문'이란 책이 나오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는 두산 재단의 중앙대 구조 조정안에 반대하는 크레인 시위를 벌이다 퇴학 당한 학생 출신이다.
사실 이 같은 대학 기업화의 경우 성균관대가 '선배' 격이다. 총장 직선제 폐지, 행정부서 기업화, 학과 통폐합 등을 이루는 등 풍파 속에서 어느덧 '스무살 성인'이 되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성균관대도 여전히 문제가 적지 않아, 지난달 삼성그룹이 대학총장추천제와 서류전형 부활을 골자로 한 신입사원 공채 개편안을 발표했을 당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모 사립대 관계자는 "대기업이 후원하는 대학들은 지나치게 효율성을 강조해 인문학을 무시하는 등 한계를 벗어나기 힘들다"며 "조만간 타 대학들에게 역전을 허용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