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3년이라는 첫 회장 임기의 지향점으로 ‘위대한 포스코 재창조’를 제시한 권 회장으로서는 취임 첫 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싶어한다. 1분의 시간도 아깝다는 긴장함이 묻어난다.
‘화목경영’은 모든 구성원이 공동의 목표와 변화방향을 공감하고, 전 조직과 구성원이 주인의식으로 단결해 정해진 목표를 일사불란하게 실행하자는 뜻을 담았다.
‘창의경영’은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극한 상황에서도 도전정신을 발휘하고, 기존 생각의 틀을 넘어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뜻이다.
‘일류경영’은 사업영역과 시스템, 의식 등 모든 면에서 최고를 지향하자는 의지를 담고 있다.
더불어 3대 경영이념을 실천하기 위해 △철강사업의 본원경쟁력 강화 △미래 신성장동력 육성 △재무구조의 획기적 개선 △경영인프라 쇄신 등 4대 아젠다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영철학의 뼈대는 완성 됐다. 이를 회사 중역에서 말단 직원까지, 포스코 패밀리를 구성하는 전 이해 관계자가 숙지하고 함께 실천해야 한다.
지난달 22일 토요학습에 직접 강연자로 나서 이 같은 경영철학을 설명한 데 이어 지난주부터는 사내 방송과 사보를 통해 이를 알리고 있다.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를 직접 돌며 직원들과 직접 만나 격려하는 한편, 서울 포스코센터에서도 정례적으로 임직원들과 접촉을 늘려나가고 있다. 통보보다는 대화를 좋아하는 권 회장의 성격은 모든 이들을 직접 만나고 싶어한다.
내부 소통의 틀을 어느 정도 마무리 한 권 회장은 지난 4일 취임 후 첫 고객사 방문을 실시했다. 가장 많은 철강제품을 구매하는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중공업그룹은 포스코의 최대 고객사로 회사 매출의 3%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중공업은 1%대의 비중을 기록하고 있다. 두 회사는 다른 다수의 철강사들과 거래를 하고 있으며, 중국산 구매 비중이 적지않다. 이 물량만 포스코로 돌려도 회사 매출을 크게 높일 수 있다.
권 회장은 이재성 현대중공업 회장과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에게 “글로벌 경기부진에 따른 조선·철강 업계의 위기를 신속히 극복하고 세계 최고로 동반 성장하기 위해 상호 신뢰와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자”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편, 권 회장은 현대·기아자동차, 한국GM 등 자동차 고객사도 직접 찾아갈 예정이다. 특히 그가 가장 공을 들일 고객사는 역시 현대·기아차가가 될 것이다. 현대제철 고로 제철소 가동 및 자체 차강판 제작이 이뤄지면서 현대·기아차에 공급 물량이 줄어든 포스코는 공급선 확대를 위한 새로운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앞서 포스코는 현대차가 외국산 제철사에서 수입하고 있는 차 강판을 포스코 제품을 전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 여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갈수록 쌓이고 있는 권 회장은 자신을 중심으로 전 임직원이 하나로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직접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