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어벤져스2’ 만우절 괴담은 왜 나왔을까?

2014-04-0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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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로고]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거짓말이라 생각하지 못하고 지인이 보내준 장문의 글에 대한 허점은 무엇인지 꼼꼼히 체크했다. 마지막에서야 ‘만우절 장난’이라고 깨닫고 크게 웃었다. 4월 1일 인터넷과 모바일 SNS에 등장한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에 한국촬영 괴담에 대한 얘기다.

‘어벤져스2’가 한국촬영을 하는 ‘진짜 이유’에 대한 글이었다. 최초 게시자는 한국이 영화 촬영지로 가장 적합한 장소이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괴담은 1943년 전남 고흥에서 처음 발견된 운석 이후 지난달 17일 ‘71년만의 한국에 떨어진 운석’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글쓴이는 운석이 떨어질 때 궤도를 이탈한 미확인비행물체, 즉 UFO가 함께 떨어졌는데 그게 ‘어벤져스2’ 제작진이 한국촬영 첫 날 전면통제했던 마포대교와 새빛둥둥섬 인근에 추락했다는 얘기가 미국에서 나온다고 했다. 미국과 한국 정부가 협의 하에 할리우드 영화 촬영을 빌미로 인양작업에 나선 것이라고 추론했다. ‘어벤져스2’ 주연들이 한국을 방문하지 않는 것이 그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결론은 ‘만우절’ 장난이었다. 관련기사라고 적어놓은 인터넷주소는 포털사이트 네이버 지식백과와 연결됐다. 만우절이라고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기자를 포함해 많은 주변인들이 흥미로워하며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미 운석이 떨어지기 전에 한국 여배우 수현이 캐스팅됐고 촬영 스케줄이 유출됐던 것을 깜빡할 정도로 혹했다.

왜 그렇게 만우절 장난에 믿음이 갔을까? 이미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프로스포일러에 의해 ‘어벤져스2’ 촬영 현장 동영상이 유출된 상황이지만, 과도한 현장통제에 따른 궁금증의 증폭과 만우절이 결합된 것은 아닐는지.

웃음으로 넘길 수 있는 일이지만, 월트디즈니컴퍼니 측의 “촬영 현장에 관한 소스가 유출될 경우 실제 본편에서는 촬영분이 편집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으름장에 세계적인 블록버스터의 한국촬영에 기뻐하는 국민들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어 나온 괴담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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