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창익 기자=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의 합병회사가 다음달 1일 출범한다. 합병회사는 매출액 5조원으로 단숨에 업계 8위로 부상하게 된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28일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잇따라 열고 합병법인의 대표이사를 선임한다. 이어 4월1일 합병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두 회사의 주력 부문이 달라 각자 대표 체제로 가거나 제3의 인물이 기용될 가능성도 대두된다. 엔지니어링은 플랜트 설계 부문에 특화된 반면 엠코는 토목과 건축 부문이 주력 사업이어서 두 회사가 겹치는 부분이 거의 없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매출액을 기준으로 업계 8위 업체로 규모가 커진다. 2012년 기준 두 회사를 합친 자산은 3조5737억원, 매출액은 5조1455억원이다. 현대차그룹은 두 회사의 합병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2025년까지 수주 22조원, 매출 20조원의 글로벌 톱 10 엔지니어링 업체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합병법인의 지분은 현대건설이 38.62%, 정의선 부회장이 11.72%로 각각 1ㆍ2대 주주가 된다. 정 부회장이 31.88%의 지분을 가진 현대글로비스도 11.67%의 지분을 갖게 된다. 합병법인이 상장할 경우 정 부회장은 막대한 자금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번 합병이 그룹 승계를 위한 포석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엔지니어링 주식은 장외시장에서 지난 26일 주당 43만원까지 올랐다.
이번 합병을 계기로 엔지니어링과 엠코가 서울 계동 사옥 한 지붕 아래 모인다. 이달 초 엔지니어링이 사옥 별관으로 이전을 마친데 이어 엠코가 4월 중순 이삿짐을 쌀 예정이다. 이에 따라 터줏대감인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엠코 등 현대차 계열 건설 3사가 모두 계동 사옥에 둥지를 틀게 됐다. 1983년 완공된 계동 사옥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설립한 그룹의 상징 같은 곳이다. 지하 3층∼지상 14층의 본관과 지상 8층 별관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