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하나금융지주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해외법인 및 계열 카드사 통합을 시작으로 은행 통합을 본격화 할 것으로 예상돼 김 행장의 어깨가 무겁다.
하나은행은 지난 20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김 행장의 연임을 확정했다. 하나은행장과 외환은행장의 임기는 '2+1' 체제로 총 3년이다. 2년의 임기를 마친 뒤 1년 연임하는 식이다.
김 행장의 경우 임기 만료 전부터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연임하는 게 편하다"고 말 할 정도로 연임이 사실상 예상됐었다. 하나은행의 성장 뿐만 아니라 외환은행 통합의 초석을 마련할 중요한 시기인 만큼 업무의 연속성을 감안한 것이다.
지난 2년간 김 행장의 업적 중 하나로는 실적 증가가 꼽힌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7062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상당수 은행들의 순익이 하락한 가운데 홀로 성장세를 이룬 셈이다.
2011년 4000억원가량 벌어졌던 외환은행과의 순익차이도 2012년 800억원 수준으로 좁힌 뒤 지난해에는 약 3400억원 앞질렀다.
하나금융도 김 행장의 연임여부 결정 시 재임기간 동안 자산건전성 유지, 안정적 자산 증대, 양호한 경영실적 등 하나은행의 질적 성장에 기여한 부분을 인정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김 행장에 대한 내부 평가도 긍정적이다. 김 행장은 취임 이후 수시로 영업 현장을 찾아 직원들과 소통하는 데 힘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행장은 당장 KT ENS 협력업체 사기대출 사건의 파고를 넘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특히 하나은행을 비롯해 사기대출 피해를 입은 은행들의 여신심사시스템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 데 이어 최근 금융감독원 내부 간부까지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은행 직원 간 연루 가능성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특히 사기대출이 5년간 이뤄진 점에 미뤄 김 행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사기대출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리더십에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김 행장이 하나캐피탈 사장 재임 당시 미래저축은행 투자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 수위도 관심사다.
은행권 관계자는 "미래저축은행 관련 제재 수위는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영향력은 크지 않겠지만 KT ENS 협력업체 사기대출 위기를 극복하는 게 당면과제"라며 "1년의 임기를 원활히 마무리하기 위한 쇄신책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