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서치센터 'CJ E&M 사태'에 준법감시 '고삐'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 국내 증권사 4곳이 최근 CJ E&M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물의를 일으킨 가운데 증권업계가 재발 방지를 위해 준법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18일 김재성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지원부장 "앞으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메신저나 휴대전화로 3자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없도록 했다"며 "관련 시스템 개발이 곧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와 KB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은 CJ E&M 사건에 연루돼 최근 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업보고서뿐 아니라 애널리스트가 기업 관계자로부터 구두로 들은 정보까지 회사 홈페이지에 게시하기로 했다.

기존에도 증권사는 기업보고서 안에 3자에게 정보를 제공했는지 여부를 표시해 왔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런 장치만으로는 3자 정보 제공이 원천적으로 차단되기 힘들다고 판단해 관련 규제를 강화했다.

우리투자증권도 리서치센터 내부통제 규정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이례적으로 애널리스트에 대해 준법감시 준수 여부를 연봉 산정이나 인사 고과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애널리스트는 이른바 '베스트 애널리스트' 제도로 평가받는다는 인식이 강했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베스트 애널리스트 순위보다 준법감시 준수 여부를 상위 평가 기준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애널리스트 능력을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다른 증권사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마다 최근 비공식 모임을 갖고 각 사 준법감시 강화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리서치센터 외부로 나갈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사전 점검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며 "우리 회사 역시 기업 실적정보를 미리 얻어 보고서를 통해 외부에 알리는 행위를 금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증권선물위원회를 열고 CJ E&M 실적 미공개 정보를 기관 투자자에게 미리 유출한 혐의로 3개 증권사와 소속 애널리스트 3명에게 검찰고발을 포함한 중징계를 내렸다. 

해당 애널리스트는 작년 3분기 CJ E&M 실적이 부진하다는 정보를 11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에게 미리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