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올해 재건축시장의 최대어로 불리는 서울 압구정지구가 재건축이 가능한 D등급 판정을 받으며 안전진단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총 24개 단지, 1만여가구에 이르는 압구정 재건축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물론 최근 재건축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주택시장을 견인할 최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11일 서울시와 강남구 등에 따르면 미성2차를 제외하고 지난해 5월 안전진단을 신청한 압구정지구 23개 단지에 대한 외부 용역 결과 모두 재건축이 가능한 D등급 판정을 받았다.
재건축사업의 본격 추진을 위한 첫 단계에 해당하는 안전진단은 자치구가 건물 노후도와 균열상태 등을 파악, 상태에 따라 등급을 매긴다. D등급 이하 판정을 받아야만 정비계획 수립과 구역 지정, 추진위 구성 등 후속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1981년 이전 준공된 건축물은 20년, 1992년 이후 준공된 경우는 40년 이상이 돼야 안전진단을 신청할 수 있다.
압구정지구에는 1976년부터 현대1~14차, 한양1~8차, 미성1ㆍ2차 등 총 24개 단지에 1만355가구가 입주해 있다. 1987년 입주한 미성2차를 제외하면 모든 단지가 20~40년의 재건축 연한이 충족돼 지난해 5월 23개 단지가 일제히 안전진단을 신청했다.
강남구는 이달 중순 안전진단 결과를 발표하고 서울시의 기본계획 변경이 완료되는 대로 본격적으로 재건축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르면 2~3년 후 착공이 예상된다. 압구정지구는 서울시 한강변 관리계획에 따라 최고 35층으로 건립될 예정이다. 한강변엔 저층이 배치되고 멀어질 수록 층수가 오라가는 사선의 원칙도 적용된다.
압구정지구 재건축사업 추진이 본격화됨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를 보이다 최근 정부의 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 발표 후 주춤해진 주택시장에 최대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강남3구 재건축단지의 가구당 평군 매매가가 10억원을 돌파할 것인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강남3구 재건축단지의 가구당 평균 매매가는 9억8405만원으로 1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2012년 7월 9억원대로 떨어진 이후 줄곧 9억4000만~9억6000만원을 오갔던 강남3구 재건축단지 가구당 평균 매매가는 지난달 들어 2012년 9월 이후 처음으로 9억8000만원대를 회복했다.
이미윤 부동산114 과장은 "재건축이 상승세를 타면서 강남3구 재건축 평균가격이 10억원을 돌파할지 주목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압구정지구가 입지나 상징성 면에서 재건축시장의 최대 블루칩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전진단 통과 후 실제 입주시까지 몇년이 걸릴 지 아직 모르는데다 23개 단지간, 단지별 주민간 이해관계가 저마다 달라 의견 통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35층으로 층수가 제한돼 과거 50층 초고층을 전제로 추진됐을 당시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압구정 재건축단지는 한강 조망권과 접근성을 갖춘 입지적 장점을 가진 지역이라 중장기적으로 투자에 접근해야 한다"며 "재건축사업이 추진되더라도 본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지만 초과이익환수제 등이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개발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