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영화 마니아뿐만 아니라 대중에게 폭 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씨네큐브. 이곳은 태광그룹의 사회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00년 12월 2일 개관했다. 예술영화관 대표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씨네큐브는 E채널, 스크린, 씨네F, 드라마큐브 등 10개 방송채널을 운영하는 문화 콘텐츠 기업 티캐스트가 운영하고 있다
다양성 영화란 2007년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시네마워크 사업계획안’에 언급된 용어로 독립영화, 예술영화, 다큐멘터리영화 등을 총칭하는 말이다. 최근에는 작품성과 예술성이 뛰어난 소규모 저예산 영화로 상업 영화와 대비되는 의미로 사용된다.
씨네큐브가 ‘최고의 프로그램·최적의 관람환경’을 지향하며 ‘예술영화관의 대표브랜드’로 자리잡은 것은 하루 이틀 만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특히 재정난으로 인한 예술영화관들의 폐관이 빈번한 현실 속에서 10년이 넘도록 예술영화관으로 명맥을 지켜오는 데는 차별화된 성공 전략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먼저 세계적 거장들의 작품, 주요 해외 영화제 수상작 등 작품성과 화제성을 갖춘 예술영화들을 엄선해 상영한 점이다. 다음으로는 시내 중심부인 광화문에 위치한 입지 조건, 넓고 쾌적한 공간 등 공간 구성과 운영 능력이 탁월한 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은 씨네큐브만의 독특하고 엄격한 관람문화 고수한 점이다. 씨네큐브는 영화 한편을 온전히 집중해서 관람할 수 있도록 영화 시작 전 광고 상영이 없고 생수 외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영화 상영 시작 10분 후 입장 불가, 엔딩 크레딧이 완전히 끝난 후에 상영관 내 점등 등을 지켜오고 있다.
화려한 멀티플렉스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다소 낯선 환경일 수도 있지만 이 같은 엄격한 관람문화로 국내 최고의 예술영화관이라는 평가와 함께 관객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고 씨네큐브 측은 전했다.
씨네큐브가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예술영화만으로도 성장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티캐스트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그을린 사랑’은 관객 6만8000여명을 동원해 그 해 개봉한 예술영화 중 최고의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2011년부터 관객이 급증해 개관 이래 역대 최다 관객인 22만명을 기록한데 이어 다음해인 2012년에는 26만명이 방문해 전년 기록을 갱신했다.
최근 상영 실적도 고무적이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역대 소규모 개봉 예술영화 흥행 기록을 모두 갱신하는 진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 영화는 개봉 3일만에 1만 관객에 이어 6일째에 2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어 최근에는 12만명을 돌파하고 새로운 기록을 써나가고 있다.
씨네큐브는 관객과 소통도 꾸준히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씨네큐브의 상영작 선정 및 극장 운영 전반에 대해 관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소통하는 극장을 만들어가고자 씨네큐브 관객위원회 ‘씨네큐비언’ 제도를 도입했다.
씨네큐비언으로 활동 중인 이경미 씨는 “영화를 보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함께 공유하고 숨은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설렌다”며 “자본의 흐름으로 많은 극장들이 사라졌지만 씨네큐브만은 계속해서 자리를 지켜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