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어바오, 금융권 넘어 증권가까지도 위협

2014-03-04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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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에서 무서운 속도로 덩치가 커지고 있는 위어바오(餘額寶)가 금융권은 물론 증권업계에까지 파괴력을 미치고 있다.

위어바오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그룹인 알라바바의 자회사인 온라인결제업체 알리페이(支付寶)가 지난해 6월 출시한 머니마켓펀드(MMF)상품이다. 알리페이 이용자들은 인터넷지갑에 보유하고 있는 인터넷화폐 금액을 위어바오에 이체시키면 이에 대한 운용수익을 받을 수 있다.

인터넷 MMF기 때문에 웹상에서 자유로이 입출금이 가능해 편리하다. 특히 위어바오의 이자율이 시중은행의 이자율을 뛰어넘으면서 금융상품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위어바오의 자금운용사인 톈훙(天鴻)펀드는 국채나 은행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중국에 단기금융시장 자금경색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면서 고금리 은행채를 구매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수익률이 6%를 넘어섰다. 이 상품은 출시 2개월만에 가입액이 한화 4조원을 넘어섰고 가입자수는 400만명을 초과했다.

위어바오 돌풍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기존 은행권이다. 고객들이 위어바오로 몰리는 현상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던 은행권의 심정은 뉴원신(鈕文新) 경제평론가의 입을 통해 터져나왔다. 뉴 평론가는 지난달 21일 CCTV에 출연해 “알리바바 위어바오는 (돈 빨아먹는) 흡혈귀”라며 "위어바오가 은행뿐만 아니라 중국 전체 사회 융자비용, 전체 중국 경제안전에 충격을 가져다 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이 비난은 설득력이 부족하지 못하다는 역공을 받으며, 힘을 받지 못한채 사그라들었다.

이어 증권관리감독위원회 샤오강(肖剛) 주석이 "위어바오가 증권투자자들의 돈까지도 흡수하고 있다"고 발언하며 위어바오의 파괴력이 증권업계까지 미치고 있음을 반영했다. 위어바오의 자산운영사인 톈훙펀드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2월26일까지 위아바오 이용자가 8100만명을 넘어섰다. 상하이거래소, 선전거래소의 개인투자자들은 각각 6700만명과 6500만명이다. 주식 투자자들은 대체로 상하이와 선전에 각각 계좌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증권업계는 중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수를 670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가뜩이나 약세장을 보이면서 주식투자자들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위어바오가 간편한 고금리 인터넷 MMF 상품을 내놓으면서 주식투자가 줄고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증권업 관계자들은 "위어바오가 내세우는 고수익은 은행 일반예금에 비해 높은 수준일 뿐이며 금융권이나 자산운용사가 판매하고 있는 고수익 정기예금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한편 위어바오의 금리는 지난 2일 5.971%을 기록해 지난해 12월26일 이후 처음으로 5%대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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