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나선 민주, ‘현실론과 명분론’ 사이서 딜레마

2014-02-20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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民, 3개월 만에 장외집회 개최…대여투쟁 동력은 미지수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 거리로 나선 민주당이 딜레마에 빠졌다.

민주당이 19일 국가정보원(국정원) 등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과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 박근혜 대통령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대선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장외집회를 열었지만, 곳곳에 암초가 널려있어 국면전환을 이뤄낼지는 미지수여서다.

민주당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3개월 만에 김한길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의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기관 대선개입 특검 관철과 간첩조작사건 규탄대회 및 기초선거정당공천 폐지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향해 “국정원 대선개입에 대한 특검 도입을 즉각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 “집권 1년을 넘기기 전에 대선개입 의혹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고 압박한 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조작 의혹 규명과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등의 수용을 촉구했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오는 25일이면 박근혜 정부 출범 1주년”이라며 “박 대통령이 집권 1년을 매듭짓고, 집권 2년차를 내딛는 새로운 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하게 압박하면서 박 대통령 취임 1주년까지 대여공세를 높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국가기관 대선 개입 특검과 박 대통령의 공약 후퇴 등을 전면에 내걸고 대여투쟁에 나섰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사실상 출구전략을 밟는 수순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이 새로운 이슈로 급부상했으나, 국가기관 대선개입 특검은 ‘이슈 피로도’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정치권 안팎에서는 정당공천제 폐지의 경우 새누리당이 당헌·당규 개정특위에서 국민참여경선제도 도입을 결정, 사실상 여야 극적 합의가 물 건너갔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김한길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정당공천제 폐지를 밀어붙일 경우 후보자와 당원 등이 대거 탈당할 것으로 알려져 민주당은 사실상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민주당 최원식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민주당만 정당공천제를 폐지할 경우 탈당하는 인원은 3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당 지도부는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 있다. 박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인 오는 25일 이후 당의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특검과 관련해선 ‘반(反) 박근혜 프레임(명분론)’과 ‘민생국회(현실론)’이, 정당공천제 폐지에선 ‘대통령 공약 이행(명분론)’과 ‘지방선거 필승(현실론)’이 충돌하면서 당이 사면초가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윤희웅 민컨설팅 여론분석 센터장은 민주당의 장외투쟁 전략과 관련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의 공약 파기와 대선개입 의혹을 제기하는 이미지를 일반 국민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며 “(다만) 정당공천제 폐지 등은 민주당의 힘으로 관철해내기 어렵기 때문에 여론 흐름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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