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인권이 영화 '신이 보낸 사람'을 선택한 이유

2014-02-1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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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배우 김인권이 주특기인 코믹 연기를 벗고 진지함을 입었다. 영화 '해운대', '방가? 방가!',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 '타워' 등 다양한 작품에서 감초 역을 톡톡히 하며 대중에게 다가온 김인권이 이번에는 북한의 지하교회의 실상을 파헤친다.

지난 10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인권은 웃음기 쏙 뺀 모습이었다. 시종일관 진지한 모습은 영화 '신이 보낸 사람'(감독 김진무·제작 태풍코리아)에서 죽은 아내와의 마지막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마을 사람들을 데리고 자유를 찾아 탈북을 주도하는 철호, 그대로였다.
◇ "시나리오 받았을 때부터 힘들었어요"

영화 '신이 보낸 사람'은 개봉 전까지 우여곡절이 참 많았다. 감독의 이야기를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영화 외적으로 거쳐야 할 산들이 넘쳐났다. 초반 투자와 배급이 결정되지 않았고 해외영화제 수상도 기대했지만 좌절됐다. 개봉 자체도 쉽지 않았다.

김인권에게는 영화 촬영도 쉽지 않았다. 북한 사투리는 기본이었다. 고문, 린치, 공개 처형까지 감정신부터 육체적으로까지 편한 부분이 하나도 없었다. 꾸준히 상업영화에서 활동하며 '천만 배우' 타이틀까지 쥐고 있는 그에게는 심적으로도 부담이었을 터.

"영화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부터 정신적으로 힘들었어요. 사실 영화가 참 불편한 부분을 담고 있잖아요. 촬영 환경도 열악했고 예산 때문에 한 달 반 동안 쉼없이 촬영해야 했어요. 하지만 그저 불평만 할 수는 없겠더라고요. 어르신들은 영화 취지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출연료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봉사 활동을 나와서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거든요."

극중 철호는 북한 체제 속에서 사랑하는 아내를 잃는다. 믿었던 친구 우진(홍경인)에게도 배신당한다. 결국 공개 처형까지 당하는 불운의 인물. 하지만 김인권은 그 장면에서 오히려 편했단다. 의외의 반응이었다. "철호의 당시 상황은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힘들었어요. 곁에서 죽은 아내가 노래를 불러 주니 오히려 기분이 좋더군요. 철호의 고난이 눈 녹듯 사라지고 몸과 상황이 힘들어도 마음만은 편안하더라고요."
 

[사진=남궁진웅 기자]


◇ "'신이 보낸 사람' 이경규 덕분에 출연하게 됐어요"

그렇다면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큰 부담으로 다가왔던 영화 '신이 보낸 사람'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북한 지하교회 이야기는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힘든 상황들이 들려오고 그들을 도와줘야 한다는 분위기도 형성됐죠. 그때 마침, 정말 '우연히' 저에게 영화 시나리오가 들어왔습니다. 소재가 참 좋고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출연하기까지는 큰 용기가 필요했다. 종교적, 정치적 색깔이 짙었다. 외면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때 김인권의 결심에 도움을 준 이가 있었으니 바로 이경규였다. "영화 '전국노래자랑' 촬영 중에 시나리오를 받았어요. 사실 눈치가 보였는데 이경규 감독이 '신이 보낸 사람'을 하라고 말해줬습니다. 당시 드라마 제의도 들어왔었는데 그건 말리더니 이 영화는 북돋아 줬어요."

"흥행을 위해서는 찍은 건 아니었습니다. 이미지 변신은 더더욱 아니고요. 일종의 사명감이 생기더군요. '굳이 북한 이야기를 다뤄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었지만 이들의 이야기를 외면할 수는 없었습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 "신천지 투자설? 하나의 에피소드죠"

'신이 보낸 사람'은 사실 신천지 투자설로 더 이름을 알리게 됐다. 북한 지하교회 사람들 이야기를 바탕으로 처참한 북한 인권 문제를 꼬집었지만 개봉 전 '종교단체 신천지와 연관이 있다', '신천지에서 투자한 영화'라는 루머가 떠돌았다. 김진무 감독이 이에 대해 해명에 나섰지만 이야기는 계속됐다.

이와 관련해 김인권은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에피소드라고 생각해요. 촬영 중에는 이런 논란에 휩싸일지 전혀 몰랐어요. 아니라는 것도 밝혀졌고 찾아보면 아닌 것도 뻔히 나오는데요, 뭘. 오히려 저희끼리 농담하죠. '혹시 너 신천지야?', '너 사실은 간첩이지?'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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