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유리 건축물, 햇볕 차단 장치 의무화된다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앞으로 건축물 외벽을 전면유리로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할 경우 햇볕을 차단할 수 있는 차양 같은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 개정안이 이 달 임시국회에서 다뤄진다.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은 법안이라 국회가 원활히 운영되면 무난히 통과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김기현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개정안에 따르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물을 건축 또는 리모델링하면서 외벽 전체를 유리로 하거나 외벽에 큰 창을 설치할 경우 햇볕을 가리기 위한 차양 같은 일사(日射)조절장치를 설치토록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부 공공청사가 디자인과 외관만 고려해 외벽을 전면유리로 하면서 여름철 냉방을 위한 에너지 낭비가 심하다는 지적에 따라 제한을 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유리창의 면적이 일정 비율을 넘거나 유리창의 햇볕 반사율(차폐율)이 일정 수준 이하일 때 등으로 기준을 정해 차양을 반드시 설치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물을 건축하거나 리모델링할 때 에너지 소비 절감을 위한 열 손실을 방지하는 단열재나 방습층(습기를 막는 설비), 지능형 계량기 같은 건축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국토부는 일정 규모 이상의 업무용 건축물에 이 같은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50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나 연면적이 3000㎡가 넘는 업무시설(사무실)은 앞으로 분양 등을 위해 광고를 할 때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평가서’를 그 내용에 포함시켜야 한다.

이 평가서에는 건축물의 연간 에너지 소요량,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효율등급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이런 아파트나 업무시설은 소유자나 관리자가 매매 또는 임대할 때 거래계약서에 에너지효율등급 평가서를 첨부해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간 서울에서 자발적 인증제 형태로 에너지효율등급제를 시행해왔으나 앞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은 이를 의무적으로 표시하고 알리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주택이나 사무실 수요자들이 건축물의 에너지성능을 미리 알고 사거나 임대하도록 하면 에너지성능이 매매·임대 비용 책정에 어느 정도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정안은 또 공공건축물의 경우 에너지 소비량을 공개하고 그 사용자나 관리자가 분기마다 국토부 장관에게 건축물의 에너지 소비량을 보고하도록 했다. 이때 국토부 장관은 건축물의 에너지효율과 성능의 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

한편 국토부는 국민주택기금이 공공임대주택을 지어 임대하는 리츠(부동산 투자회사)나 부동산 펀드에 출자나 투자를 하도록 허용하는 주택법 개정안과 우수 건축자산을 등록하도록 하는 한옥 등 건축자산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