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사 점유율은 2011년 말 10%로 출발해 2012년 30%를 기록한 데 이어 1년 만에 45%로 증가하는 등 폭증하고 있어 자칫 알뜰폰 시장이 대기업들의 과점 체제로 굳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원식 민주당 의원(미래창조위, 인천계양을)이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제출받은 2013년말 현재 대기업계열사 알뜰폰 가입자수 현황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 248만여 명 중 CJ헬로비전(CJ)․SK텔링크(SK)․KCT(태광)․KT파워텔(KT)․KT텔레캅(KT)․이마트 등 대기업 계열사의 가입자는 110만4000명으로 45%에 달했다.
업체별로는 CJ헬로비전이 59만9304명으로 24%, SK텔링크가 37만1497명 15%로 두 업체 가입자 점유율만 39%에 달했다. KCT는 7만5968명으로 3%, KT파워텔은 4만3224명 2%였고 작년 하반기 영업을 시작한 이마트와 KT텔레캅은 각각 0.4%와 0.1%를 기록했다.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홈플러스와 삼성계열사 에스원의 가입자 수는 빠져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해 3월과 9월에 영업을 개시한 홈플러스와 에스원이 연말까지 각각 4만여 명과 9000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재벌계열사 점유율은 45%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1년 7월 제도 도입 당시 알뜰폰 사업자 13개 중 KT파워텔과 KCT를 제외하고는 모두 중소업체였고 그 해 연말 가입자 현황을 보면 스페이스네트(17만3781명, 30%), 에넥스텔레콤(16만3516명, 28%), 프리텔레콤(5만9735명, 10%), 에버그린모바일(4만5872명, 8%) 등 1위에서 4위까지 사업자가 모두 중소업체였고 이들 4개 업체의 가입자를 합치면 44만2904명으로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반면 재벌계열사인 KT파워텔과 KCT의 가입자는 각각 3만2975명과 2만5887명으로 전체의 10%를 차지했다.
중소업체들이 터를 닦은 알뜰폰 시장은 2012년 1월과 6월 CJ헬로비젼과 SK텔링크가 뛰어들면서 양상이 달라져 2012년 말 두 업체가 각각 20만7342명과 7만9251명을 확보하고 KCT 6만1604명, KT파워텔 2만6013명을 더해 대기업 계열사 점유율이 단 숨에 30%로 뛰어올랐고, 불과 1년만에 다시 45%로 폭증한 것이다.
지난해 홈플러스(3월), 이마트(10월)와 함께 삼성계열사인 에스원(9월)까지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어 막대한 자금력과 강력한 유통망, 대기업의 후광효과를 바탕으로 급속도로 가입자를 늘려가고 있어 대기업 계열사 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알뜰폰 사업자수는 모두 28개로 8개 대기업계열사(자산 5조원이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를 제외한 20개사는 중소사업자들로 유니컴즈 26만7064명(11%), 스페이스네트 24만3855명(10%), 에넥스텔레콤 21만2698명(9%), 아이즈비전 19만2731명(8%), 프리텔레콤 12만5234명(5%), 에버그린모바일 10만2037명(4%) 순으로 가입자가 많았다.
2011년 7월 제도가 도입된 알뜰폰 시장은 가입자수가 2011년 58만명, 2012년 128만명, 2013년 248만명으로 해마다 두 배로 늘어난 데 이어, 매출액도 2012년 말 673억원에서 지난 해 말 1456억으로 크게 늘었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중 알뜰폰 가입자 비율도 2011년 1.1%, 2012년 2.3%, 2013년 4.53%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알뜰폰 시장의 확대는 기존 이동통신사의 통신망을 빌려 30% 안팎의 싼 요금제로 가입자가 늘어난 것으로 정부의 각종 지원정책에 힘입은 것이기도 하다.
정부는 2011년 7월 이동통신시장에 신규 사업자의 진입을 유도하여 경쟁을 촉진하고 가계통신비를 인하하기 위해 관련제도를 도입한 이래로 150억 원 규모의 3년 치 전파사용료 면제, 번호이동 처리 전산개발 비용 면제, 도매대가 인하, 도매제공 의무제도의 유효기간을 2016년 9월까지 3년간 연장, 망내 음성 무제한 요금제 등 신상품을 비롯 LTE서비스․컬러링․MMS 등 도매제공의무 서비스 확대 등 각종 지원책을 쏟아 부었고, 지난 해부터는 우체국 제휴판매도 시작했다.
최 의원실은 알뜰폰 시장이 대기업의 과점체제로 굳어질 경우 사업자간 경쟁이 둔화돼 통신요금 인하와 가계 통신비 절감이 어려워질뿐 아니라 중소기업 활성화나 일자리 창출에도 역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최원식 의원은 “알뜰폰 시장이 재벌계열사의 독무대가 되어가는 현상을 방치할 경우 과거 6개 이상의 사업자가 참여했던 이동통신 시장이 결국 3개 사업자 과점체제로 재편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며 “경쟁을 통한 통신비 인하라는 애초 취지가 살아날 수 있도록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