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G전자가 자사 경력직 채용 공고를 임의로 삭제한 뒤 사후 처리를 미흡하게 해 구직자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LG전자는 1월 20일 자사 홈페이지에 'C&M 청소기 모터 설계 경력자' 채용 공고를 냈다가 2월 4일 별도의 공지없이 공고를 삭제했다. 당초 모집기한은 2월 28일까지였다.
당시 LG전자 측은 "채용 공고가 나간 지 보름 가까이 됐지만 지원자가 한 명도 없고 필요한 인원도 적어 결국 내부에서 인력을 충원하기로 결정했다"며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중간에 채용 방향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자가 확인한 결과 16일 오전까지도 LG그룹 홈페이지 내 채용공고란에는 해당 채용 공고가 'D-12'라는 문구와 함께 버젓이 게재돼 있었다. LG전자가 뽑지 않겠다고 결정한 인재를 그룹 홈페이지에선 여전히 모집하고 있는 것.
더 큰 문제는 내부 사정을 알리 없는 일부 취업전문사이트가 이를 퍼다나르면서 구직자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LG전자가 채용 공고를 삭제한 지 사흘 후 한 취업전문사이트에는 '홈페이지에 해당 공고가 없던데 끝난 게 아니냐'는 구직자의 문의 글이 올라왔다.
기업이 사전·후 별도의 공지 없이 임의로 채용 공고를 게재하고 삭제하는 등 정확한 정보 제공을 게을리 하는 것은 구직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행위다. 동시에 기업에게도 체계적이지 못한 조직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다.
한 구직자는 "LG전자가 동네 구멍 가게도 아니고 대기업에서 이런 식으로 채용 과정을 진행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취업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채용 기간 중에도 평가를 진행하기 때문에 사전 공지을 띄운 후 조기 마감을 하는 사례는 종종 있다"면서도 "그러나 기업 임의대로 채용 공고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것은 구직자의 혼란을 야기시키는 것은 물론 기업에도 이미지 손상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