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화 잇따르는 상조업계, 중소업체 씨 마를 판

2014-02-1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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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인수업체 소비자들 피해도 증가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국내 상조업계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일부 업체들이 기존 상조시장 외 여행ㆍ웨딩 등으로 사업부문을 확대하거나 사명까지 변경해가며 대형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중소업체들의 설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기업 중심의 시장 재편 움직임과 소비자들의 피해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조시장 규모는 5조원에 육박한다. 연평균 7%대의 성장세를 앞세워 관련 서비스와 금융상품 등 파생산업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지난해 6월까지 상조업체 가입자는 349만명, 선수금은 3조원에 달한다.

이중 100억원 이상의 자산규모를 가진 업체들은 전체업체의 16%를 조금 넘는다. 하지만 이들이 보유한 자산은 전체의 85% 수준이다.

반면 10곳 중 절반 가량(47.1%)인 자산규모 10억원 미만의 전체 상조업체가 보유한 자산규모는 전체자산의 2.2%대에 불과하다. 자연히 무게중심은 대형업체쪽으로 기울 수 밖에 없다.

문제는 과거 업계가 동반성장위원회에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을 요청했었다는 점이다. 상조업은 2012년 당시 중소기업적합업종 후보에 상정돼 있었으나 요청 단체들의 입장 번복으로 지정이 흐지부지 된 바 있다.

그 사이 한국교직원공제회나 대명그룹 등이 시장에 진출해 이미 연착륙에 성공했고, 농협ㆍ에스원 등 대기업들까지도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업체들 입장에선 첩첩산중이다. 실제로 지난 2010년 337개였던 상조업체 수는 중소업체들의 줄도산 속에 297개(지난해 5월 기준)로 줄었다.

더욱이 오는 3월부터 기존 사업자까지 선수금을 은행이나 공제조합에 맡겨야 하는 보전비율이 50%로 높아지면 이들 업체의 도산 릴레이는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문제도 야기되고 있다.

대형업체들이 영세업체를 인수하면 인수업체가 기존 업체의 고객을 넘겨받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인수 업체들이 고객들이 피인수업체에 납부한 선수금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지 않으며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각종 관련 소비자 피해의 원흉으로 지적돼 온 자격미달 업체의 퇴출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지적들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상조시장의 성장과 함께 중소 상조업체들이 대기업으로 성장한다면 가장 바람직한 일이겠지만 현재로서는 업계가 대기업들에게 돈 되는 시장으로 비춰지며 그들만의 격전장으로 변해가는 느낌이다"며 "보다 장기적인 관점의 정부의 정책 입안과 업계의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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