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 회사 장효선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제조업에 익숙한 대기업집단은 비정형화되고 유연한 증권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며 "은행계 지주사 및 금융 계열사를 보유한 적이 없는 대기업집단 산하 증권사는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이 예로 든 증권사는 하이투자증권(현대중공업 계열), HMC투자증권(현대자동차 계열) 등이다.
하이투자증권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출신 인물이 주요 경영진에 있다. HMC투자증권은 현대차, 기아차 등에서 요직을 거친 인물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장 연구원은 "(대기업 계열 증권사에서) 기존 전문가 조직이나 내부 인사 보다는 증권업과 관련없는 비전문 인력을 최고경영자나 주요 핵심 부분에 배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경우 회사 비전과 전략이 급격하게 바뀌거나 기존 추진 과제와 충돌로 핵심 역량이 급격하게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이투자증권은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당기순손실은 50억원으로 2011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흑자(20억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HMC투자증권은 순이익이 369억원에서 308억원으로 감소했다.
최근 대기업 계열 증권사가 금융당국으로터 받은 제재 빈도가 높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2008년부터 작년 9월까지 54개 증권사 직원 486명이 제재를 받은 가운데, 삼성증권이 문책받은 직원 수가 7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화투자증권(35명), 우리투자증권(25명), SK증권(24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회사는 대기업 계열사란 공통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