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우이산호 충돌 기름유출 사고 이후 전남 여수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을 기피하는 현상이 일어나자 여수시와 수산업계, 관광업계가 국민들에게 수산물 소비를 늘려줄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김충석 여수시장을 비롯한 김형주 여수수협장, 여수시전통시장상인회장단, 지분순 여수관광발전협의회장, 정병갑 전남 관광협회 여수시지부장, 진광화 여수수산인협회장 등 6개 기관·단체 대표는 12일 오전 여수시청 상황실에서 '우이산호 충돌 유류 오염사고 특별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어 "여수수산물의 생산지인 가막만, 여자만, 장수만은 이번 유류오염 해역과는 멀리 떨어져 있어 여수에서 생산되는 어패류 등 수산물은 안전에 전혀 이상이 없다"며 수산물 소비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여수가 사고명칭에 언급돼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었다"며 "지역 명칭을 빼고 '우이산호 충돌 유류 오염사고'로 통일해 사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31일 발생한 우이산호 충돌 유류오염 사고 이후 여수 지역 수산업계는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실제 여수수협 위판고는 하루 수억원에 달했으나 사고 후 위판실적이 뚝 떨어지는 등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고지점과 무관한 돌산ㆍ화양면 일대에서 생산되는 굴의 경우 하루 250~300상자씩 거래됐으나 사고 이후 50~100상자 위판에 그치고 있다.
여수 연근해에서 잡은 선어의 가격대가 형성되지 않아 어선들이 위판을 위해 부산이나 마산, 목포 등으로 뱃머리를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관광객들 역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여수시가 주요 관광지 19곳의 입장객 수를 분석한 결과 2월 둘째주 주말인 8일과 9일 관광객 수가 2월 첫째주 주말에 비해 5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첫째주 주말 설 연휴 특수에 힘입어 11만 8000여명의 관광객이 여수를 방문한 반면 2월 둘째주 주말 관광객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5만30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기름띠가 퍼진 오동도와 묘도 인근 관광객 감소가 두드러졌다.
오동도를 찾은 관광객은 일주일 사이에 4만8000명에서 1만4명으로 감소했고, 만성리 해양레일바이크와 오동도 앞바다에 자리잡은 엑스포해양공원 관광객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지역 수산물 등에 대한 기피현상이 심각해지자 지난 11일에는 시장과 주승용 국회의원, 수산업계 관계자들이 나서 캠페인과 시식행사를 벌이는 등 여수 수산물의 안전성을 알리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여수세계박람회 성공 개최와 천만 관광객시대 개막 등을 이룬 지역 이미지에 큰 타격이 우려돼 전 직원이 나서 적극적인 대응과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며 "현재 기관별로 구성된 대책기구를 여수 전체를 아우르는 비상대책기구로 발족해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