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게 섰거라" … 주류업계 “3위의 반란”

2014-02-1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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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운 기자 = 주류업계에서 3위의 반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방 주류업체에 불과했지만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매출을 끌어올리며 무대를 전국으로 확장하고 있다. 계속되는 상승세에 1~2위업체들도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남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던 소주업체 무학은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시원(C1)'을 내놓은 대선주조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최근에는 완벽하게 역전에 성공했다. 오히려 국내 양대 소주인 '참이슬'과 '처음처럼'의 아성에도 도전하는 형국이다.

2006년까지만 해도 무학의 '좋은데이'는 대선주조의 '시원'에 밀려 부산시장에서 한자릿수 점유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대선주조가 당시 롯데우유 신준호 회장의 '먹튀' 논란 등으로 시민들이 외면하면서 최근 점유율이 바닥을 치는 사이 좋은데이의 반격이 시작됐다.

급기야 지난 2011년에는 부산 시장의 50%를 넘어서더니 지난해에는 70.2%까지 끌어올리며 사실상 부산의 새로운 주인으로 등극했다.

영남지역을 기반으로 삼은 무학의 선전은 전체 소주 시장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소주 시장의 15%를 차지하며 소주시장에서 완벽한 3위로 올라섰다"며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1위 참이슬과는 다소 격차가 있지만 2위 처음처럼과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무학은 최근 대전을 비롯해 수도권까지 넘보고 있으며, 서울에서도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스키 시장에서도 부산을 기반으로 한 골든블루의 성장이 눈에 띈다. 시장 전체가 매년 10~20%가량 판매량이 감소하는데도 불구하고 골든블루는 해마다 2배 이상 신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윈저의 출고량은 72만293상자로 전년대비 10.0% 감소했고, 임페리얼의 출고량도 57만9353상자로 22.8% 줄었다. 스카치블루 역시 27만3515상자로 전년 대비 16.5%나 축소됐다.

반면 부산에 본사를 둔 국산 위스키 골든블루는 지난해 판매량이 12만2595상자로 전년 대비 107.4%나 늘었다. 3위 업체인 스카치블루와는 다소 격차가 있지만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골든블루는 2~3년 내 국내 3대 메이저 위스키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기존 선두업체들이 시장 불황 등을 이유로 안주하고 있을 때 지방의 중소업체들이 공격적인 영업과 아이디어를 통해 지역 시장을 잡는데 성공했다"며 "이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후발 업체들과 1, 2위 업체들의 전쟁은 곧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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