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수장들 줄줄이 국회행...청문회 쟁점은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사상 초유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와 관련, 국회 국정조사가 본격화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청문회에는 금융당국 수장과 금융지주사 회장, 3개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등 주요 인사들이 줄줄이 불려가 고객정보 보안관리 상황 및 피해보상 범위 등에 대한 집중 추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는 13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18일에는 청문회가 열린다. 특히 청문회에서는 당국자들의 책임론과 더불어 카드사 고객들의 ‘정신적 피해’ 보상안 등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난달 20일 카드3사 공동 기자회견에서 각사 대표들은 정신적 보상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카드3사가 정신적 피해는 제외한다는 결론을 잠정적으로 내린 것이 드러나면서 ‘말 바꾸기’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국회 정무위 소속 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공개한 ‘고객정보 유출관련 피해구제 처리 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카드 3사는 사고로 인한 정신적 피해 보상에 대해 구제 기준에서 제외하거나 소극적인 자세를 정했다.

NH농협카드는 '단순한 정신적 피해, 시간소비 등에 대한 보상은 제외한다'는 입장이고, 국민카드도 '신용카드 위·변조, 복제, 부정 매출 등 직접적인 피해 이외에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그나마 롯데카드가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자의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검토 중이며, 기준을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2차 피해자의 정신적 피해'라는 단서를 달았기 때문에 이번 정보유출로 인한 '단순한 정신적 피해'에 대해서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배제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정신적 피해에 대한 액수를 산정할 수 없는데다 객관적인 기준이 없어 무조건 보상하겠다는 확언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정신적 보상 문제는 결국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아울러 청문회에서는 금융지주 계열사 간 정보공유 문제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임영록 KB금융지주회장과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청문회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금융지주 내 자회사 간 고객 개인정보가 공유되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수용된 것이다.

금융지주법 48조 2에 따르면  금융지주사와 자회사는 소속 금융지주사에게 고객의 금융거래정보나 증권총액정보 등을 영업상 목적으로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제공·이용할 수 있다. 금융사들은 고객 동의 없이 다른 기업들보다 더 많은 정보를 영업목적으로 취득할 수 있다. 

현재 국회에는 금융지주사와 자회사간 무차별 정보공유를 제한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지난 11일 금융지주회사 및 자회사의 고객정보 공유를 규제해 고객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보호하는 내용의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