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구타ㆍ·가혹행위로 자살한 경비교도대원 '순직' 권고

2014-02-1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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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무중 가혹행위 자살 ‘순직’처리는 경비교도대원도 현역병과 차별없어야

아주경제 오세중 기자 =경비교도 근무 중 지속적인 구타와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자살한 고 이민수 이교와 최태호 이교의 사망을 순직으로 인정하라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가 11일 나왔다.

경비교도는 현역병으로 입영한 자가 본인의 뜻과 관계없이 교도소 경비임무를 맡는 의무복무자로 전환된 자를 말하는 것으로 2012년 12월에 폐지됐다.

교정 당국인 법무부는 이들의 사망이 공무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순직'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권익위는 국방부에서 현역병이 구타와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자살하는 경우 '순직'으로 인정하고 있는 현실과 비교할 때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권익위가 당시 이민수 이교와 함께 근무 하였던 경비교도들의 진술 등을 통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민수 이교는 2003년 현역병에서 경비교도로 전환되어 모 교도소에서 근무하는 3개월 동안 매일 같이 미사일처럼 쌓인 밥 3~4회 먹기, 30명이 넘는 소대원의 빨래를 혼자서 하기, 휴식시간에 벽만 보고 있기 등 기본적인 권리를 박탈 당했다.

또한 대원들이 정해놓은 작은 규칙만 지키지 않아도 소리가 새나가지 않는 옷장에서 수없이 구타를 당하는 등의 피해를 겪었다.

또한 사망 당일인 2003년 5월 10일에는 02:00~04:00, 06:00~08:00, 10:00~12:00까지 계속 근무를 하게 되어 잠을 잘 수 없었고 근무 중에도 선임으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하게 되자 감시대에서 뛰어내려 사망했다.

하지만 당시 법무부는 해당 사건을 조사 후 가정불화가 원인이 되어 자살했다고 판단했다.

1994년 10월 자살한 최태호 이교는 1994년 모 교도소에서 근무하는 동안 가장 근무가 어려운 경비초소 및 감시대 근무를 담당했고 근무시간도 새벽근무를 하는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휴식시간에도 쓰레기 처리, 고참 수발 등으로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할 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선임대원들의 상습적인 구타, 머리박기 등과 같은 가혹행위, 폭언, 암기강요로 인해 극도의 스트레스를 겪다가 경비교도대 내 화장실에서 목을 맸다.

최태호 이교의 경우에도 근무하던 교도소의 수사에서는 개인의 적응력 부족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결론지어졌지만 그 이후 유족이 청구한 국가배상소송에서 법원은 선임대원들의 폭언, 가혹행위, 지휘관들의 관리감독 소홀 등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자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권익위의 조사 결과 당시 경비교도들은 양말이나 수건, 근무복 등 기초적인 물품이 부족해 소대 전체가 함께 사용할 수밖에 없었고 재소자들처럼 교도소에서 24시간을 생활하는데도 불구하고 체육활동을 하기 위한 별도의 운동장 조차 없던 현실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돼 결국 현역병들에 비해 더 많은 구타와 가혹행위가 행해졌다는 증언이 있었다.

이에 권익위는 △고인들이 직무수행 중 당한 구타ㆍ가혹행위는 일반인이 견디기 힘들만큼 극심했던 점 △이 이교는 사망 당일 적절한 취침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한 점 △최 이교는 선천성 간뇌 병변이 있어 다른 정상인보다 더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경비교도로 복무하면서 받은 스트레스 이외의 자살 원인을 찾기 어려운 점 △국방부에서는 구타ㆍ가혹행위 등이 원인이 돼 현역병이 자살한 경우에는 '순직'으로 인정하는 점 등을 통해 볼 때 이들의 사망도 직무수행과의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해 순직을 권고하게 됐다.

권익위 관계자는 "경비교도로 전환복무 했던 사람들은 같은 시기의 현역병들과 마찬가지로 의무복무를 했던 사람들인만큼 이들의 사망이 '순직'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현역 군인에 준해 판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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