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위안부'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모미이 가쓰토 회장에 이어 이번에 문제가 된 NHK 인물은 햐쿠타 나오키(百田尙樹) 경영위원이다.
햐쿠타 위원은 앞서 3일 도쿄도지사 보권선거 후보로 나선 타모가미 토시오(田母神俊雄) 전 자위대 항공막료장을 응원하는 거리연설에서 "1938년 장제스(蔣介石)가 일본이 난징대학살을 저질렀다고 선전했지만 전세계 국가들은 이를 무시했다. 그런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고 주장하며 난징대학살을 부정했다.
이에 대해 중국인민항일전쟁기념관 리쭝위안(李宗遠) 부관장은 중국 공산당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 7일자에 ‘난징대학살 부정은 NHK의 치욕’이라는 제목의 문장을 게재했다.
문장에서 리 부관장은 일본의 일부 언론인들이 객관ㆍ공정ㆍ중립이라는 직업윤리를 위배하고 역사 문제에 있어서 시비를 붙여 사람들의 안목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NHK를 장악해 잇따라 잘못된 역사관을 조장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특히 하쿠타 위원이 지지한 타모가미 전 자위대 항공막료장이 항공막료장 시절 "일본은 침략국이 아니다"고 주장하다 파면된 우파 인사다. 그가 당선되면 역사 문제나 중일 관계는 더욱 더 큰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리 부관장은 경고했다.
난징시가 속해 있는 중국 장쑤(江蘇)성 공산당위원회 기관지 신화일보(新華日報)도 6일 신문 주요 면을 할애한 보도에서 햐쿠타 위원의 발언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짓"이라고 비난했다.
이 매체는 햐쿠타의 발언이 개인의 역사 인식이며 일본 우익 세력의 시각을 반영한 것일 뿐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이는 중국인에게는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행위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특히 신화일보는 1938년 초 자사가 전한 10여 편의 난징대학살 관련 보도 내용을 증거로 제시하는 한편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인 1946년 연합국 주도로 일본 전범자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등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을 단죄한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과 중국 국민당 정부 난징군사법정 판결문 내용에서도 난징대학살의 존재 사실이 증명된다고도 소개했다.
이에 앞선 5일 중국 외교부 훙레이 대변인도 논평에서 "일본 국내 극소수 인사들의 이런 역사를 말살, 은폐, 왜곡하려는 시도는 국제 정의와 인류 양심에 대한 공개적인 도전"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는 일본 지도자들의 잘못된 행위와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마땅히 국제사회가 큰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정부는 난징대학살 기념관을 2배 증축하고 관련 기밀문서를 잇달아 공개하며 일본 과거 군국주의의 실상을 부각시키며 일본의 역사 왜곡에 적극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