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CEO 대폭 물갈이…올해 경영전략 다시 짠다

2014-02-0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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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최근 사임한 이강태 비씨카드 사장, 심재오 KB국민카드 사장, 손경인 NH농협카드 분사장.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개인정보 유출 후폭풍과 모기업 인사가 겹치면서 카드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대폭 물갈이 됐다. 특히 정보유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일부 CEO가 사임하자, 해당 카드사들은 올 경영전략 수정에 부산한 모습이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강태 비씨카드 사장은 모기업인 KT에 황창규 회장이 취임하면서 지난 5일 전격 경질됐다.
이 사장은 이석채 전 KT 회장이 영입한 인물로, 약 열 달가량 임기가 남아있었으나 황 회장의 임원진 인사 과정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에 따라 비씨카드는 추후 이사회를 통해 신임 CEO 선정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모기업 인사에 따른 조치였기 때문에 내부에서도 (CEO 교체를) 예상하지 못했다"며 "추후 절차에 따라 CEO가 교체되면 내부적으로도 지난해 말 짜놓은 경영전략을 재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심재오 KB국민카드 사장은 대규모 정보유출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 지난 2일 사표가 최종 수리됐다. 심 사장은 취임한 지 6개월 만에 자리를 물러나게 된 셈이다.

손경익 NH농협카드 분사장도 같은 이유로 지난 달 사임했다. 손 분사장은 지난 1월 인사를 통해 부행장으로 승진했으나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물러났다.

현재 이신형 농협은행 부행장이 NH농협카드 분사장을 겸직하고 있는 상태다.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만 그룹 인사를 통해 유임이 결정됐다. 정보유출에 대한 조속한 수습이 급선무라는 그룹의 판단에서다.

다만 금융당국의 개인정보 유출 기업 CEO에 대한 징계절차가 아직 남아있어 박 사장의 거취도 아직 불분명한 상태다. 당국이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내리면 박 사장도 사임이 불가피하고, 이후 최소 3년 이상은 금융회사에 재취업할 수 없다.

특히 이들 카드사는 오는 17일부터 3개월간 영업정지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신규영업 중단에 따른 재무계획도 새로 수립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올해 초 내실 강화와 신규 수익원 창출을 주요 경영 전략으로 꼽았으나, 정보유출 사태와 더불어 CEO들의 교체로 인해 당초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며 "당분간 사태 수습과 더불어 영업정지에 따른 인력 재배치 등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업계 전반적으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등이 지난해 취임했지만, 정보유출 사태로 업계 분위기가 침체돼 이렇다할 공식적인 행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또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분위기상 업계 전반적으로 마케팅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1분기 순익 악화가 우려된다"며 "이번 1분기 실적을 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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