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국정조사 과정에서 사태가 더욱 악화되거나, 새로운 문제점이 추가로 드러날 경우 조직쇄신 작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비상경영 태스크포스팀(TFT)은 최근 각 부서로부터 조직쇄신안 초안을 제출받았다.
KB금융은 KB국민은행의 각종 부실 및 비리 의혹이 도마에 오른 지난해 11월부터 임영록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과 부서장 등으로 구성된 TFT를 운영해왔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일본 도쿄지점 비자금 조성, 국민주택채권 횡령, 보증부대출 부당이자 수취 등의 문제가 연이어 터지면서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 초 계열사 국민카드까지 1억건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연루되면서 사태는 KB금융 전반으로 확대됐다.
KB금융과 국민은행, 국민카드 임원 27명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일괄 사의를 표명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지만, 심재오 사장과 신용채 IT담당 상무, 배종균 전략담당 상무 등 국민카드 임원 3명의 사표만 수리됐다.
나머지 임원 24명은 사실상 사표가 반려돼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존 임원진을 주축으로 한 조직 안정화 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TFT는 부서별 초안에 대한 검토 작업과 추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최종안에는 내부통제 및 정보보안 강화를 포함한 지주사 설립 이후 최대폭의 쇄신책이 담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이 추진 중인 조직쇄신의 최대 변수는 7일 현장검증으로 시작되는 ‘개인정보 대량 유출 관련 실태 조사 및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결과다.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는 이날 국민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NH농협은행 카드사업본부) 등 3개 카드사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전국은행연합회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한다.
정무위는 13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의 기관보고, 18일 청문회를 거쳐 25일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를 채택할 계획이다.
특히 청문회에서는 야당인 민주당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정무위원들의 파상 공세 속에 새로운 의혹이 추가로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청문회에 출석할 증인과 참고인 명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심재오 전 사장은 물론 최기의 전 사장까지 불려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게 국회 주변의 얘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은 고객의 불안과 임직원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조직 안정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회사 내부에서는 국회 청문회를 이번 사태의 최대 고비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