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전선 '적신호' 불구…내수활성화 뒷전

2014-02-0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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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오석 "균형성장 도모" 발언 무색

정책적 지원 더뎌 시장불안감 확산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정부가 추진 중인 내수 활성화 대책이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신흥국 금융불안과 미국·중국의 경기 둔화로 대외 위험요소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더딘 행보가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발생된 대외 위험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내수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내수가 튼튼하면 신흥국 수출전선이 무너져도 버틸 수 있다는 셈이다.

중국·터키 등 신흥국 10개국을 대상으로 한 우리나라 수출비중은 전체의 41%에 달한다. 그만큼 신흥국 경제가 어려울 경우 수출이 타격을 입게 되며, 그럴 경우 내수가 약한 한국 경제는 심각한 부진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최근 대외 위험요인에 대한 해법으로 내수 활성화를 지목했다.

현 부총리는 5일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시장 상황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체질을 강화해 우리 경제가 차별화되도록 하겠다"며 "특히 내수 활성화를 통해 내수와 수출의 균형 성장을 도모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의지와 달리 내수시장은 여전히 싸늘하다. 지난달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2월 종합경기 전망치는 88.7로 4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했다.

2월 경기 전망이 부진한 것은 미국 양적완화 추가 축소, 경기 부진에 따른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등이 상당수 반영됐기 때문이다.

내수 활성화의 핵심인 서비스산업 정책도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다. 정부는 관련 정책 법안의 국회 통과가 늦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하지만 실제 시장에서의 반응도 미온적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보건·의료, 관광, 교육, 금융, 소프트웨어 5대 유망 서비스산업은 업계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그나마 이달 초 국내관광 활성화 대책이 나왔지만 2월 임시국회에서 관광진흥법이 통과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보건·의료는 민영화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원격진료에 대한 부분을 의료업계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도 해결과제로 꼽힌다. 자법인 설립 허용, 의료법인 합병, 의료기관 해외진출 등 그동안 이해관계 대립으로 진전을 이루지 못한 영역의 해결이 최우선이라는 지적이다.

교육 국제화 부문은 더 심각하다. 지난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 동안 우리나라 유학·연수 수입액은 5억2550만 달러로 같은 기간 우리나라 학생들이 해외에서 지출한 404억3000만 달러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교육 서비스 업계에서는 핵심 규제인 '영리법인 금지'를 풀지 않는 이상 관련 산업 활성화를 이끌어내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 관계자는 "내수 활성화 정책이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으로 당초보다 늦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각 부처별로 이해대립 부분을 차근차근 풀어나가고 있다. 상반기 중 구체적 윤곽과 함께 현장에서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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