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부영주택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전월 2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임원변동 내역을 보면 이 회사는 신임 공동 대표로 강시우 전 제주도 도시디자인본부장을 선임했다.
강 신임 대표는 40년간 지방공무원으로 일해오다 2011년 퇴직했으며, 제주도 하수도관리부장, 도로관리사업소장, 도시계획과장, 도시디자인본부장을 거쳤다.
부영주택이 이처럼 공무원 출신을 임원으로 뽑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회사는 작년 6월에도 이용학 전 거제시 부시장을 공동 대표로 뽑았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도 대표를 맡고 있는 부영주택은 2013년 이전 역시 전직 공무원 출신을 해마다 임원으로 선임했다.
이렇게 뽑힌 임원 가운데 상당수가 임기를 못 채운 채 해임되고 있다는 것 또한 눈에 띄는 대목이다.
예를 들어 2012년 4월 부영주택이 새 공동 대표로 선임한 김재명 전 전북도청 경제특보는 취임 두 달 만인 같은 해 6월 해임됐다.
경남 창원 회원구청장을 지낸 정규섭 씨도 마찬가지다. 정 씨는 2011년 9월 부영주택 공동 대표로 뽑혔다가 6개월 만인 이듬해 3월 물러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김대중 정부 시절 국민주택기금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진 부영주택은 2000년대 들어 급성장했다"며 "이런 과정에서 주요 계열사가 전직 관료를 임원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배경에 꾸준히 의문이 제기돼 왔다"고 말했다.
주거용 임대건물을 짓는 부영주택을 주력사로 둔 부영그룹은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 대기업집단으로 처음 지정된 2002년만 해도 재계 자산 순위가 30위 밖에 머물렀다. 이에 비해 작년 4월 기준 순위는 10계단 이상 뛴 22위까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