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골프대중화 정책에 힘입어 대중 골프장수가 지난해말 회원제 골프장수를 앞지르면서 골프대중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에서 운영중인 골프장수는 지난해말 494개소에 달했는데, 이 중 대중 골프장수가 231개소로 회원제 230개소보다 많아졌다.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왔던 골프대중화 정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골프대중화를 촉진하기 위해 지난 2000년 1월부터 높은 세율을 부과하는 회원제 골프장과는 달리, 대중 골프장에 대해 일반세율을 적용해오고 있다. 이 덕분에 4만∼5만원 싸게 칠 수 있는 대중 골프장이 급증하고 있다.
기간별로 보면 골프장 건설붐이 본격화된 2005∼2013년에는 총 244개 골프장이 새로 개장했다. 이 중 회원제 골프장수는 87개소 늘어나는데 그친 반면, 대중 골프장수는 154개소 늘어나 회원제보다 77.0%(67개소) 더 많았다.
그렇지만 18홀로 환산할 경우 대중 골프장수는 회원제보다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18홀로 환산한 전체 골프장수는 지난해말 499.9개소다. 이 중 회원제 골프장수는 285.5개소로 전체의 57.1%를 차지했지만 대중 골프장수는 193.7개소로 전체의 38.8%에 불과했다. 나머지 4.1%는 군 골프장(체력단련장)이다. 이처럼 18홀 환산 대중 골프장수가 개수로 계산했을 때보다 37개소 적은 것은 9홀짜리 대중 골프장이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대중 골프장은 빠르게 늘어나 2016년에는 대중 골프장 비중이 전체의 절반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이유는 입회금 반환 사태를 겪는 회원제 골프장들이 대거 대중 골프장으로 전환하는데다, 올해부터 개장하는 골프장들은 대부분 대중 골프장이기 때문이다. 즉 대중 골프장의 홀수 비중은 2001년말 전체의 15.9%에서 지난해말에는 38.8%로 높아졌고 2016년에는 51.0%에 급속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회원제 골프장의 홀수 비중은 2001년말 81.7%에서 2013년말 57.1%, 2016년말에는 45.2%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골프장의 재무구조가 취약해 기업회생절차가 진행중인 골프장은 22개소에 달하고 이 중 회원제 골프장이 17개소다. 또한 자본잠식된 골프장수(2012년말 기준)는 조사대상 173개소 중 75개소로 43.4%에 달했다. 여기에 토지·코스 등의 자산재평가 차액을 제외할 경우 자본잠식된 골프장수는 89개소로 늘어났다.
이처럼 기업회생절차가 진행중인 골프장과 자본잠식된 골프장들이 대중 골프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20개 회원제 골프장이 입회금을 전액 반환하고 대중 골프장으로 전환했고, 전환 예정인 곳도 10여개에 이른다.
회원제 골프장의 재무구조가 취약하다. 회원제 골프장(173개소)의 평균 자본금은 2012년말 기준 48억원에 불과하고 평균 부채비율도 금융감독원의 건전 부채비율 200%를 훨씬 초과한 2621%에 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개별소비세 등의 세율감면 조치를 취해도 지속가능 경영이 불가능한 상태다.
대중 골프장수가 빠르게 늘어난다는 것은 회원권이 없는 일반골퍼들이 더 값싸게 칠 수 있는 골프대중화가 가속화된다는 얘기다. 대중 골프장이 많아지면 그들간의 고객유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린피 등 이용료는 더 낮아질 것이다. 또 정체돼 있는 골프인구가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진정한 골프대중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