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우리 금융당국도 2일 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조치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불안했던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터키 등 신흥국 금융시장은 물론 선진국에까지 미 양적완화 추가 축소에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헝가리 포린트화 가치는 유로화에 대해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캐나다 달러화, 노르웨이 크로네화 가치도 달러화에 대해 수 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지난달 31일 뉴욕 증시는 물론 독일, 프랑스, 영국, 스페인, 터키 등 주요 유럽 증시도 떨어졌다. 지난달 뉴욕의 3대 지수(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나스닥) 등은 1.7~5.3% 하락했다. 연준의 축소 발표 후 신흥증시ㆍ통화가치도 물론 하락했다. 터키의 이스탄불 증시도 전날보다 3.2% 떨어졌다. 러시아의 루블화 가치는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일란 솔롯 애널리스트는 "보통 선택적으로 신흥시장 자금을 팔고 있다면 다른 시장에서 이득을 보겠지만 현재 투자자들은 전반적으로 시장 전체 흐름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국제통화기금(IMF)은 신흥국이 위기에 직면했으며 이에 대한 긴급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현재로선 투매를 촉발한 단일 요인을 지목하기 어렵지만 많은 국가들이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각국 중앙은행들이 자본시장의 유동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2일 금융감독원과 합동 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고, FOMC의 양적 완화 추가 축소에 대해 “어느 정도 예견된 이벤트로서 단기적 시장 충격이 크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FOMC의 양적 완화 추가 축소 이후 이틀간 국제금융시장은 어느 정도 변동성은 보였으나 우려했던 것만큼의 큰 충격을 받지는 않은 모습이었다”며 “미국의 출구전략 관련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앞으로 양적 완화 축소의 방식과 시기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해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 연준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자산 매입을 매달 100억 달러씩 더 줄이기로 했다. 앞으로 매달 650억 달러의 자산만을 매입한다는 얘기다. 연준은 미국의 경기가 강한 회복세를 보인다는 판단에 따라 자산 매입 규모를 매달 850억 달러에서 지난해 말 750억달러로 줄인데 이어 이달에 100억 달러를 추가로 줄이기로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