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기업들의 44.1%가 정부의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해 공감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기업과 비제조업에 비해 중소기업과 제조업에서 비공감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일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이희범)가 전국 354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시간선택제 일자리와 일·가정 양립 관련 기업의견 조사」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핵심 일자리 정책인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산’의 취지와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고 답한 기업이 44.6%, 공감하지못한다고 답한 기업은 44.1%로 나타났다. 11.1%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대기업과 비제조업은 각각 47.9%, 51.8%의 공감을 나타내 공감도가 높았지만 중소기업과 제조업은 각각 46.5%, 50.0%의 비공감을 나타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현장 전반에서 시간선택제를 ‘이미 채용했거나 채용예정’ 또는 ‘채용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기업은 17.5%에 그쳐, 정책 실행 초기인 만큼 실제 노동시장 내 확산효과가 아직까지는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기업들이 시간선택제 채용 계획이 없거나 부정적으로 검토, 또는 결정을 보류한 기업들의 33.8%는 ‘적합직무 부족’을, 28.5%는 ‘업무연속성 단절로 인한 생산성 저하’를 결정적 이유로 꼽았다.
이러한 결과는 시간선택제 확산을 위해 시간제에 적합한 직무 개발이 시급하며, 동시에 생산성 저하에 대한 기업의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경총은 분석했다.
시간선택제 채용을 결정했거나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이유로는 ‘정부 정책에 대한 협조(16.7%)’와 ‘인건비 절감(15.6%)’, ‘근로자 경력단절 예방 및 일가정 양립 지원(14.6%)’ 등이 꼽혔다.
최근 시간선택제 일자리와 관련하여 논의되고 있는 법적 규제를 부담이 큰 순서대로 나열해 달라는 질문에 기업들은 1순위로'전일제 수준의 시간당 임금 지급'을 꼽았고, '전일제 전환 청구권'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대기업의 경우 ‘전일제 전환청구권’을, 중소기업은 ‘전일제 수준의 시간당 임금 지급’을 각각 1순위로 지목해 기업 규모별로 부담을 느끼는 항목이 달랐다.
경총 관계자는 “시간선택제 근로자와 기존의 전일제 숙련 근로자와는 생산성 격차가 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동일 수준의 높은 임금 지급이 강제될 경우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으며, 이러한 부담은 중소기업에서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실제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채용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근로자의 전형은 '경력 있는 30대 여성으로 1일 6시간 근무하며 임금·복지의 별도기준을 적용받는 기간제’ 근로자가 될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은 향후 노동시장 내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인력활용의 유연성 제고(26.6%)’가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으며 이 밖에 ‘정부의 재정적 지원(22.7%)’과 ‘양질의 구직자 풀 형성(16.4%)’ 등을 주된 과제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