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 신입채용 불투명...왜?

2014-02-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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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올해 카드사들의 신입채용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업계 전반적으로 수익이 악화된데다 일부 카드사들이 매각 또는 통합을 앞뒀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보유출 사태로 인해 채용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박근혜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핵심과제로 내세웠지만 카드업계의 채용 시장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올해 이렇다할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지난해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하지 않았고, 2007년 LG카드와 합병한 뒤 심해진 인사적체로 연말에 90명을 희망퇴직 시켰지만 채용할 여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채용을 할만한 여건이 안 된다”며 “현재로서는 신입채용은 미정이다”고 말했다.

반면 인원이 부족한 우리카드도 올해 신규채용을 하지 않는다. 우리카드의 직원 수는 300명 대로, 신한카드 인원의 3분의 1에도 못미친다. 그러나 정부의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에 따라 매각을 앞둔 탓에 인력을 늘릴 수 없는 것이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4월 분사 후 5월에 경력직 공채 모집공고를 냈지만, 당시 최고경영진(CEO) 인선과 맞물리면서 채용이 무산된 바 있다.

우리카드는 우리PE, 우리FIS, 우리종합금융,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과 함께 ‘우리은행 패키지’로 묶여 팔리게 된다. 이르면 3월께 매각시기와 방식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처음으로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냈던 KB국민카드의 분위기도 그리 좋지 않다. 당초 KB국민카드는 ‘이번 채용과정은 2011년 3월 KB국민은행으로부터 분사한 후 그룹 공동채용 제외하고는 처음 단독으로 진행된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었다.

그러나 이번 정보유출 사태로 홍역을 치른 탓에 일부에서는 채용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가능하면 계획대로 신입 채용을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하나은행으로부터 분사한 뒤 매년 신입사원을 뽑았던 하나SK카드 역시 올해 채용은 불투명하다. 외환카드와 통합될 운명에 놓였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통합을 이르면 오는 7월까지 마무리 할 계획이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통합을 앞두고 있는만큼 향후 인력이나 본사 등 세부적으로 조율해나갈 부분이 많아 신규채용을 진행할 상황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각 사의 상황과 더불어 카드사들의 정보유출 사태 파문이 업계 전반으로 퍼진 것도 채용시장에 냉기를 보탰다. 통상 카드사들은 상반기까지 마케팅 등으로 신규 회원을 모집하고 하반기에 본격적인 수익을 거둔다.

그러나 정보유출 사태로 금융당국이 문자메시지(SMS)와 전화 등을 통한 신규 회원 모집 등을 중단해 카드사들의 수익감소가 불가피하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번 일로 카드업계에 대한 불신이 전반적으로 커져 전체 시장의 규모가 작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채용계획은 후순위로 밀려났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벌써부터 실질적인 수익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며 “당장 손발이 묶인만큼 채용을 고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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