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밝힌 ‘3대 국정운영 기조’인 경제활성화. 안보 태세 강화. 정상화개혁을 힘있게 이끌고 가기 위해선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갑오년 새해 둘째날인 2일 공식일정 없이 집권 2년차 국정운영 구상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체제의 불확실성에 따른 안보문제를 비롯해 공공부문 개혁을 포괄하는 ‘비정상화의 정상화’ 개혁, 경제활성화 방안 및 노사관계 현안, 비서관 인사 및 개각과 관련한 구상, 신년 기자회견 문제 등을 놓고 생각을 가다듬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개각은 지금 현재로서는 전혀 그리고 아예 검토되는게 없다”고 거듭 부인했다.
그러면서 “개각 보도 자체가 정부나 행정부를 흔들게 된다”며 “연초에 여러 가지 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보도 자제도 요청했다.
청와대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개각설은 여권과 언론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당장은 개각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국무조정실이 행정 각 부에 대한 성적표를 내놓을 걸로 예상되는 2∼3월에는 중폭 정도의 개각이 있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나온다.
특히 김기춘 비서실장은 이미 후보자 물색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개각 대상으로는 경제팀이 가장 먼저 거론되고 있다. 경제활성화와 관련해 지난해 지표상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체감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다 창조경제에 대한 성과 부진,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에 대한 대응 부재 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리더십 부재와 정책콘텐츠 부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조직장악력과 업무추진력에서 다소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윤진숙 해양수산부,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등의 교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외에도 이명박 정부 때부터 일해온 김관진 국방 장관과 검찰 내부 갈등의 중심에 섰던 황교안 법무부 장관도 거론되고 있으며,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과 조윤선 여성가족부장관 등 언론에서 6월 지방선거 출마가 거론되는 일부 ‘스타급 장관’의 거취가 결정될 수 있는 만큼 개각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총리실 1급 10명 일괄사표가 고위 공무원 인사 태풍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비정상의 정상화 개혁을 위해 각 부처에도 새로운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청와대 내에서도 팽배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참모진 인적쇄신과 관련해서는 현재 공석인 대변인, 법무비서관, 여성가족비서관, 신설된 NSC 사무처장(정무직 차관급)인선, 부처 파견 공무원 복귀 등 인사 수요가 있는데다 업무평가를 바탕으로 3~4명 비서관급들과 10명 이상의 행정관급들을 대거 교체할 것이라는 얘기가 청와대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아울러 평가점수가 낮은 일부 수석 교체설까지 나오고 있어 사실상 청와대 3기가 출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다음 주쯤 열릴 신년기자회견에서 집권 2년차 국정 기조와 방향을 국민들에게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개각과 관련한 구상을 밝힐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