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통상 부동산 세제 감면 혜택 종료를 앞두고 거래량이 급증하는 '막차효과'가 실종됐다. 지난 8·28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취득세 영구 감면 등의 법안 통과까지 3개월이 넘게 걸리면서 정책이 실기해 이미 거래절벽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647건으로 전월 대비 13.85% 하락했다.
지난 2012년 취득세 한시 감면 종료를 앞두고 12월 거래량이 전월 대비 51.53%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들었다.
막차효과는 취득세 한시 감면 연장이 종료되던 지난해 6월에도 있었다. 당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9035건으로 전월 대비 32%, 전년 동월 대비로는 198.2%나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7577건이었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1월 6555건으로 줄어든 데 이어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당초 정부가 한시적 세제 혜택을 적용한 것은 얼어붙은 시장에 일시적인 활력을 불어넣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 활성화 법안 통과가 늦어져 엇박자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정부가 거래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정책들이 함께 맞물려 효과를 봤어야 했는데 취득세 영구 감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의 국회 통과가 늦어져 시기를 놓쳤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4·1 대책에서 내놨던 수직증축 리모델링 법안과 8·28 대책의 취득세 영구인하 법안이 수개월이 지나 지난달 10일 국회 문턱을 넘었다. 4·1대책에서 추진했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역시 지난달 30일에야 여야 합의가 이뤄졌다.
이와 같이 부동산 법안들의 국회 통과가 지연되면서 대책이 한창 적용되던 시기에 시장 불확실성을 가중시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올해 여러차례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시장 기대감은 한껏 상승했지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핵심 법안의 국회 통과가 지연되면서 기대감이 사라져 시기를 놓쳤다"고 말했다.
특히 취득세가 영구인하되면서 대기수요자들의 관망세를 부추겼다는 견해도 있다. 따라서 1·2월 주택 거래량이 급감하는 거래절벽 현상이 이미 시작됐다는 지적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취득세 영구인하는 한시적 감면과 달리 급히 주택을 구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관망세가 커질 것"이라며 "이제 단순 호재보다는 장기적인 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야 매수세가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매매전환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여야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에 합의하면서 거래 급감 현상은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세제효과 종료에 따른 거래 감소 현상은 있겠지만 예년과 같은 거래절벽까지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가 폐지되면서 시장에 기대감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