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사진)이 취임하면서 국내 최초 여성 은행장이 탄생했다. 권 행장은 국내 은행권에서 ‘유리천장’을 깬 첫 사례라는 점에서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권 행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만만찮다. 먼저 권 행장이 ‘여성대통령 시대의 수혜자’라는 인식을 깨야한다. 풍부한 현장 경험 및 업무 능력으로 인정받았지만, 금녀의 영역으로 꼽히던 은행장 자리를 꿰찬만큼, 일부에서는 여풍의 수혜자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특성상 임원 인사 등에서 외부의 영향을 무시하지 못했던 만큼, 외풍을 얼마나 잘 막아내느냐도 과제다. 권 행장이 조준희 전 행장에 이어 두번째 내부 인사로서 행장자리에 올라 직원들의 기대도 큰 상태다. 권 행장은 “전 직원이 공감하고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를 실시하겠다”며 “외풍과 도전에 맞설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앞으로 기업은행을 소통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다짐도 했다. 권 행장은 “경계와 칸막이를 넘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조직이야말로 가장 강한 조직”이라며 “어떤 조직도 단합하고 협력하는 조직을 이길 수 없고 그 협력의 전제조건은 소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적도 챙겨야 할 사안이다. 기업은행의 지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은 685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1조273억원) 대비 33.0%가 떨어진 수준이다. 실적이 반토만 난 타행에 비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중소기업 대출금리 인하에 따른 역마진과 건전성 우려는 여전하다.
이에 권 행장은 “내실을 다지면서 건실한 성장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수익이 따르지 않는 단순히 외형만 키우는 성장은 지양하고, 시간이 걸리고 다소 더디게 느껴지더라도 기초와 기본을 더 탄탄하게 닦는 사업에 중점을 둔다는 구상이다.
각 사업의 효율성도 꼼꼼하게 점검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권 행장은 “은행의 각 분야의 사업 효율성도 꼼꼼히 점검해 점포운영, 비용집행, 인력배치 등에 있어 비효율이 없는지 깊이 들여다보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은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권 행장은 연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1978년 기업은행에 입사해 1998년 방이역지점장을 맡았다. 이어 리스크관리본부장·금융소비자보호센터장·카드사업본부장 등 기업은행 주요 요직을 거치며, 여성 최초 지역본부장·여성 최초 부행장 등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행내에서 온화한 성품으로 직원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며 꼼꼼한 업무처리능력을 보유한 인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