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어 신용카드 사업 부문을 분리, 외환카드를 설립키로 했다.
내년 4월중으로 외환카드 분사가 마무리되고, 9월중에는 하나SK카드와의 본격적인 합병이 추진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의 중위권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SK카드의 총자산은 5조5301억원으로, 업계에서 시장점유율 4.6%를 차지하고 있다.
외환카드의 경우 총자산 2조8118억원으로, 점유율은 3.2%다. 두 카드사가 합병하면 총 점유율은 8%에 달해, 시장 점유율 7.6%인 롯데카드를 앞질러 업계 5위권을 선점하게 된다.
특히 이번 합병은 하나SK카드의 모바일 카드 사업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동안 하나SK카드는 업계에서 모바일 카드의 활성화를 추진, 총 2000억원대의 매출을 끌어올렸다. 다만 업계에서 점유율이 낮고 가맹점 수가 적어 모바일 사업을 활성화 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220만 가맹점의 외환카드와 합병하게 되면 가맹점 수는 500만개에 달하게 된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외환카드의 경우 중장년층의 충성도 높은 고객이 많고, 가맹점 수도 상당하기 때문에 모바일 사업과 융합했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지주 내부에서는 정해붕 하나SK카드 사장의 연임설도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내년 3월 임기만료인 정 사장은 이번 외환카드 합병이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지만, 모바일 카드 등 다양한 사업 추진으로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임기 만료에 따라 다양한 변수가 있을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정 사장의 연임이 확실시 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현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외환은행의 카드 분사에 대한 노동조합의 반발도 적지 않다. 외환은행 노조는 "부실이 큰 하나SK카드를 위해 외환카드를 희생하고, 외환은행은 대규모 흑자사업 무상이전 및 6400억원 출연 등 영업력이 뿌리째 흔들리게 된다"며 강력한 반대투쟁을 예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