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추정가는 3억~6억, 2억5000만원에 시작 3000만원씩 올라갑니다."
18일 오후 5시경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3시부터 시작한 서울옥션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를 위한 특별경매'의 최고 하이라이트인 고 이대원 화백의 1987년 작 '농원'이 경매에 올랐기 때문 . 경매전부터 '전두환 전대통령 자택 거실에 걸려있었다'는 이유로 세간의 집중을 받았다.
이 작품에 앞서 이미 103점의 경매를 진행해온 김현희(31)경매사도 결의에 찬 모습을 보였다.
그의 손짓이 빨라졌다. 한번 손을 뻗을때마다 순식간에 5억까지 치고 올라갔다.
"5억5000만원, 5억8000만원, 5억9000만원, 최고. 6억원 받았습니다. 현재금액은 6억원. 6억1000만원, 6억2000만원."
전화, 현장 경합이 계속됐다.
"6억3000만원, 받고 6억4000만원 현장 최고가입니다."
"6억5000만원 받았습니다. 6억6000 부르시는 분께 기회가 넘어갑니다."
"세번 호가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
"6억6000만원, 6억6000만원". 아~ 객석에서 탄성이 쏟아졌다.
"후회없으십니까." 경매사가 눈빛을 쏟아냈고 좌중은 숨을 죽였다.
긴장감이 흐르는 순간, "6억6000만원". 경매사가 망치를 내려쳤다.
"낙찰입니다." 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박수가 터졌다. 6억6000만원을 찍은 이대원 화백의 ‘농원’ 은 이날 최고가를 기록했다.
"정말 신바람난 경매였습니다."
'전두환 미술품' 100% 완판을 이끌어낸 서울옥션 김현희 경매사는 2시간이 넘게 진행한 경매후에도 힘이 넘쳤다.
김 경매사는 "손님들의 적극적인 경합이 많아서 정말 재미있고 신나게 진행했다"면서 "이게 바로 경매사의 쾌감"이라며 흥분감을 감추지 못했다.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김 경매사는 2005년 서울옥션 인턴사원으로 들어와 2005년 말부터 경매사로 투입됐다. 국내 경매사의 전설 박혜경 경매사의 뒤를 이어 경매장에 선만큼 두려움도 컸다.
하지만 끈기와 성실은 그의 장기. 소더비 크리스티 경매사들을 모델로 삼아 날마다 몸짓과 손짓을 연구했고, 아나운서학원에 다니며 발음교정도 했다. 노력하는 김 경매사의 열정에 서울옥션도 믿음이 커졌다.
2011년, 2012년 서울옥션 홍콩경매를 영어로 진행했다. "처음 외국컬렉터들 앞에서 경매를 한후 또하나의 문턱을 넘은 것 같더군요."
경매사 경력 9년차. 자신감이 넘쳐보이지만 "경매장에 설때마다 다리가 후들거린다"고 했다. 더욱이 이번 전두환 미술품경매는 앞서 K옥션의 완판경매로 전국민의 관심으로 부담감이 더욱 컸다고 했다.
특히 초반에 데이비드 살르의 무제가 유찰됐을땐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하지만 그는 무심한듯 치고 나갔다. 총 121점중 120점이 팔린 상황, 단 1점의 아쉬움은 막판에 뒤집어졌다.
다시 경매하자는 응찰자가 붙었고, 1800만원에 시작한 이 작품은 김 경매사의 "이 작품 팔리겠습니다"의 멘트와 함께 2000만원에 결국 낙찰, 100% 완판의 기쁨을 새겼다. 이날 낙찰총액은 예상보다 10억원이 더 많은 총 27억7천만원을 기록했다.
경매의 꽃은 경매사라고 했던가. 경매 중간중간 김 경매사는 '머니게임'의 질주속 '밀당'의 재주가 빛났다.
"마음의 결정을 해주십쇼", '후회없으시죠?" , "받겠습니다, 드리겠습니다"라며 응찰자들을 손짓 하나로 들었다 놨다했다.
"2007년이후 이렇게 신난 경매는 또 처음이네요. 빨리 미술시장이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편, 서울옥션의 100% 완판은 2006년 컷팅엣지 경매후 두번째다. 그 경매도 김현희 경매사가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