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주류업계의 치졸한 경쟁

2013-12-1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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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운 기자 = 기업의 경쟁은 경제를 살찌운다는 말이 주류업계에서는 통하지 않는 모습이다.

경쟁은 커녕 서로를 헐뜯는 비방전을 일삼으며 공멸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시장을 치졸한 3류 무대로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 A사 직원이 참고인으로 참석했다. A사가 지난 6월 광주공장에서 맥주원료를 발효하던 탱크에 세척액인 가성소다 400ℓ를 넣고도 판매했기 때문이다. A사는 국정감사 이전에 자진 리콜로 조치했지만 국회의 질타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문제는 이 같은 정보를 경쟁사가 국회에 제공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는 점이다. 동종업계 내에서 경쟁사 간 불신이 극에 달하다보니 일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B사가 국회에 이 같은 정보를 제공했다는 말이 설왕설래하고 있다.

소문의 핵심은 최근까지 모 국회의원의 비서관으로 근무하다가 B사에 입사한 C씨가 국회에 근무 중인 지인들에게 정보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해당 국회의원이 A사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건넨 내용도 생산직 관계자가 아니고는 할 수 없는 전문적인 것이어서 경쟁사인 B사의 작품이라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게다가 A사가 자발 리콜에 대해 발표했을 때, B사 관계자는 일부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자발적인 리콜이 아니다" "가성소다가 아니고 독극물인 양잿물이다"라고 하면서 악성 기사를 부추기는 행위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소문에 대해 B사는 A사가 근거도 없는 헛소문을 퍼뜨리고 있다며 극도의 불쾌함을 드러내고 있다.

이로이해 동종업계 경쟁사인 A사와 B사간 갈등은 극에 달하는 모습이다.

시장경제에서 기업간의 경쟁은 필연적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게 있어서 경쟁자는 곧 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자가 있기에 서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올바른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양쪽 모두 성장해갈 수 있다.

치졸하고 옹졸한 기업 마인드는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격이라는 것을 주류업계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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