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폭 지원으로 ‘우크라이나 내편 만들기’ 총력

2013-12-1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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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광효 기자=러시아가 대폭적인 지원을 통한 ‘우크라이나 내편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이타르타스 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오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정상회담 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국제 경제 위기의 여파에 따른 우크라이나 시장의 어려움을 고려해 ‘가스프롬’(러시아 국영 가스회사)과 ‘나프토가스’(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회사)가 러시아 천연가스의 우크라이나 공급가를 1000㎥당 268.5달러로 인하하는 협정에 서명했다”며 “한시적 조치이며 장기적 합의가 다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두 회사들은 지난 2009년 체결한 10년 장기 가스 공급 계약서에 보충 협정을 서명해 추가하는 방식으로 가스 공급가를 낮추는 데 합의했다. 올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산 가스 평균 수입가는 1000㎥당 404달러다. 가스 가격 인하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세계 금융ㆍ경제 위기와 상당 정도 연계된 우크라이나의 경제난을 고려해 러시아 정부가 국가복지펀드(국부펀드의 일종) 기금 150억 달러를 우크라이나 국채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며 “러시아의 지원은 연금이나 보조금, 월급 등을 올리고 내리고 동결하는 등의 어떤 조건과도 연계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과 옛 소련권 경제통합체인 ‘관세동맹’ 중 어느 한 쪽을 택하는 문제와 연관된 것이 아니다”라며 “오늘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관세동맹 가입 문제를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우크라이나와 EU가 협력협정 체결에 대해 협상할 당시 국제통화기금이 100억 달러의 차관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조건으로 △주민들의 가스ㆍ난방비 40% 가까이 인상 △월급과 최저임금 동결 △예산 지출 대폭 삭감 등의 조건을 제시했던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유로 표시 국채를 발행하고 러시아가 국가복지펀드 기금을 이 채권에 투자할 것”이라며 “일부는 올해 중에 일부는 내년 중에 투자될 것이다. 당장 이번 주말까지 30억 달러 상당의 2년 만기 우크라이나 국채를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야권과 미국은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다.

우크라이나 최대 야당 바티키프쉬나(조국당) 대표 아르세니 야체뉵은 양국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대통령이 관세동맹 협정에 서명하지 않도록 하는 성과를 얻었다”며 “그러나 우리는 대통령이 서명한 모든 문서에 대한 보고를 그로부터 듣길 원한다”고 말했다. 바티키프쉬나는 현재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제이 카니 미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유럽의 일부로서 민주주의와 번영을 누리길 바라는 자국민의 열망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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