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코레일 vs 철도노조 일방통행, 교통대란 불러오나

2013-12-1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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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 정부·코레일과 철도노조가 서로 한 치의 양보 없는 '치킨게임'을 벌이면서 역대 최장기간 철도파업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통대란 현실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시멘트업계 등 관련 산업의 피해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정부는 철도노조의 '민영화 반대'가 전혀 명분이 없는 만큼 시간이 걸리고 다소 불편을 겪더라도 절대 노조 측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 같은 의지는 철도노조 압수수색과 강제구인이라는 강경 대응으로 나타나고 있다.

수사당국은 17일 서울 용산역 인근 철도노조 본부와 서울 사무소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또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명환 철도노조 집행위원장 등 지도부 10명을 검거하기 위한 체포조를 구성하고 강제구인에 나섰다.

이에 따라 파업 지도부에 대한 강제구인이 이뤄질 경우 노조 측과의 물리적 충돌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앞서 코레일은 파업에 주동적으로 참여한 조합원 190여명을 11개 지방경찰청 산하 16개 경찰서에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했다.

철도노조와 각 단체들은 정부의 조치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국제운수노동조합연맹은 철도노조 지도부에 대한 체포 시도에 대해 "심각한 국제노동기준 위반이며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국제노동기구 결사의 자유 위원회에 제소할 것"을 시사했다. KTX 민영화 반대 대전시민대책위 등 비정부기구들도 "유신시대에나 있을 법한 폭력행위"라고 규탄하고 나섰다.

양측의 명분싸움도 여전히 팽팽하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자료를 내고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은 코레일이 부채를 스스로 갚도록 하는 방안"이라며 "철도노조가 민영화를 이유로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을) 반대하는 것은 부채 부담을 국민 세금으로 돌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레일은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코레일은 만성적자에 시달려 혁신을 해야하는데 노조는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며 "코레일 자회사는 민간회사가 아니며 민영화를 하지 않는다고 약속했다"는 최연혜 코레일 사장의 호소문을 게재했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수서발 KTX 법인 사업면허 발급이 자본금도 부족하고 절차도 무시한 채 졸속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오전 민주노총과 철도노조 조합원 1500여명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철도파업 승리 및 철도 민영화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철도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설치를 요구했다. 19일에는 시국선언과 연계한 촛불집회가 에정됐다.

이처럼 팽팽한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18일에는 서울메트로 제1노조인 지하철노조와 제2노조인 서울메트로지하철노조가 오전 9시부터 파업 돌입을 예고했다. 서울메트로의 파업은 2004년 이후 9년 만으로, 현실화될 경우 철도파업과 맞물려 수도권 교통대란이 우려된다.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는 파업에 대비해 비상대책본부를 꾸리고 보조인력 투입에 들어갔다. 국토부는 수송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 항공기나 버스 등 대체수단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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