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오랜만에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행사에 참석했다.
구 회장은 17일 전경련 신축회관 FKI타워 준공식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과 허창수 전경련 회장 등 참석자들과 함께 회관 준공을 알리는 테이프 커팅도 했다.
준공식 행사장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구 회장은 기자들이 소감을 묻자 “감개무량하다”고 답했고, “앞으로 자주 전경련 행사에 오겠느냐”는 질문에 “예”라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구 회장은 지난 1999년 IMF외환위기에 따른 정부 주도의 대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신이 아끼고 키웠던 LG반도체를 현대측에 내놓게 됐다. 이 과정에서 전경련이 제 역할을 못했다고 비판한 구 회장은 이후 전경련 행사에서는 볼 수 없었다.
다만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과의 간담회에는 참석했다.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가진 수출 투자 고용 확대 간담회와 지난해 12월 열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구 회장은 이날 4대그룹 총수로는 유일하게 참석해 재계 맏형 역할을 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해외에 체류중이고,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갑작스런 목감기로 불참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검찰 조사중이라 올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참석에 대해 재계에서는 구 회장과 전경린 화해의 문을 넓히는 것이 아니냐고 보고 있다. 경기 불황 속에 완공된 FKI타워은 입주사 유치 문제로 많은 고민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LG그룹 계열 시스템 통합(SI) 업체인 LG CNS가 12년간의 서울 회현동 시대를 접고 FKI타워로 본사를 이전하며 전경련에 숨통을 열어줬다.
같은 여의도에 있고 도보로 불과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지만 14년여 동안 발길이 끊겼던 구 회장의 모습을 FKI타워에서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한편, 이날 준공식엔 구 회장을 비롯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대한상의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등 주요 회장단이 참석했다.
강신호 전 전경련 회장은 “신축회관을 보니 뿌듯하다”며 “축하할 일이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