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전 정보통신부 장관·임주환 전 전자통신연구원장 등 정부 출신 2명과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권오철 전 SK하이닉스 고문 등 업계 출신 2명이 최종 경합을 벌이는 양상이다. 무엇보다 압축된 4명의 후보들이 모두 KT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눈길이 쏠린다.
16일 KT CEO 추천위 관계자는 “공모에 응모한 인사들과 헤드헌팅 전문사를 통해 소개받은 인사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4명을 선정했다”면서 “무엇보다 전문성과 경영 능력에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은 서울대 전기공학과와 매사추세츠 대학교 애머스트 대학원 전자공학 박사 출신으로 미국 스탠포드대학 책임연구원을 거쳐 1992년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이사로 합류한 대표적인 삼성전자의 S급 인재다. 반도체 메모리의 용량이 해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으로 유명하다.
권오철 고문은 SK그룹에 인수된 하이닉스를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으로 발전시킨 반도체 전문가다. 2010년 3월 SK그룹에 인수된 이후 하이닉스 사장으로 선임된 그는 사장 취임 9개월만에 사상 최대 매출을 일궈내는 등 반도체 시장의 장기 불황 속에서도 하이닉스를 세계 2위로 끌어올렸다. KT의 경쟁사인 SK텔레콤의 자회사 SK하이닉스 출신이라는 점에서 눈에 띤다.
임주환 전 원장은 한국형 전전자교환기(TDX) 개발사업을 주도한 통신 전문가다.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 선거 캠프에 관여했으며 이석채 회장과 경복고-서울대 동문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전자통신연구원 교환기술연구단장, 교환·전송기술팀 연구소장, 교환기술연구단장과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사무총장을 거쳤다.
김동수 전 정통부 차관은 충청북도 청주 출신으로 청주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2회에 합격해 본격적으로 공직에 몸을 담았다. 1979년 공직에 입문해 28년 간 통신정책국장, 정책홍보관리본부장 등 정통부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행정 관료다. 그는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지지 선언을 하며 이목을 끌었다.
임주환 전 원장과 김동수 전 차관은 모두 통신 분야 경험이 있는 반면 기업경영 경험이 없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런 상황에서 KT의 새로운 수장으로 정권의 코드인사 관행이 반복될지, 전문성을 중시한 발탁 인사가 단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KT 새노조와 참여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는 KT 인사에 일절 관여하지 말아야 하며, 정치권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내는 일도 없어야 한다”며 “추천위도 구성과 운영에서 투명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아 왔던 만큼 회의 과정 전체를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종 후보자 1명은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으로 선임된다. 새 CEO의 임기는 오는 2017년 정기 주주총회까지다. 일반적으로 CEO추천위원회가 선정한 후보자가 주주총회에서 부결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 만큼 최종 후보자 1명이 사실상 KT의 새 CEO를 맡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KT CEO추천위는 위원장인 이현락 세종대 석좌교수를 비롯해 김응한 변호사,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차상균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 성극제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 이춘호 EBS 이사장, 송도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등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이사 김일영 코퍼레이트센터장(사장) 등 8명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