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최근 대기업집단이 금융보험업에 활발히 진출하는 등 계열 금융보험사를 통해 지배력을 확장할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공정당국은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행사 지분율 범위를 낮추는 등 의결권 제한에 나설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0년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의 금융보험계열사 의결권행사 현황’을 공개하고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을 강화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대기업집단의 금융보험계열사 의결권행사 현황을 보면 현재 일반집단 28개·농협·미래에셋·교보생명보험·한국투자금융 등 금융주력집단 4개 등 32개 대기업집단이 164개 금융보험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금융주력집단의 보유 계열사는 미래에셋(17개), 농협(15개), 한국투자금융(12개), 삼성(12개) 등의 순을 나타났다.
최근 5년간 대기업 금융 계열사들은 두 배가 급증하는 등 지속적인 증가 추세다. 지난 2009년 82개사에 불과하던 것이 2011년 136개사, 올 3월말 기준 164개로 늘었다.
아울러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의 출자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총수있는 집단 43개 중 16개 집단 소속 55개 금융보험사가 총 4조9000억원을 출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금융주력집단 소속 금융보험사의 출자금이 2조4000억원으로 49%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연속지정집단 42개 소속 금융보험사의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출자금액은 2009년 4000억원에서 올해 3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최근에는 금융보험계열사의 의결권 행사가 크게 중가하고 있다. 20개 대기업집단 소속 69개 금융보험사가 148개 계열사의 주주총회에서 1771회의 의결권을 행사했기 때문.
물론 1637회인 94%는 공정거래법상 예외로 인정하고 있는 금융보험사가 소유한 금융계열사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한 경우다. 그러나 32회는 법위반에 해당됐다.
삼성과 미래에셋, 교보생명, 이랜드, 대한전선 등 5개 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가 출자회사 주주총회에서 공정거래법상 허용되지 않는 의결권을 행사하면서 공정위로부터 경고조치를 받았다.
황원철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최근 대기업집단이 금융보험업에 활발하게 진출해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가 증가하는 등 의결권 행사 횟수도 늘고 있다”며 “다만 대기업집단의 금융보험업 진출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열 금융보험사를 통한 지배력 확장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을 강화하되, 과도한 기업부담을 초래하지 않도록 적절한 수준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