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방송 양아름, 이주예=앵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지정으로 동북아에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한중일 순방에 나섰습니다. 중국과의 '신형대국관계' 추진 문제, 북핵 6자회담 재개 문제 등 현안이 많지만, 방공식별구역 논란이 최대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소식, 글로 쓰고 발로 뛰는 글로발 기자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네, 우선 동북아 지역을 첨단 전투기들의 각축장으로 만든 방공식별구역. 이것부터 정리해 주시죠.
기자: 네. 우선 한 나라의 국경선은 영토선이죠. 그리고 그 영토에서 12해리 즉, 22km까지가 영해이고 그 영해 바로 위가 상공입니다. 그런데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건 이 영공이 아닌 '방공식별구역'인데요. 영공을 방위하기 위해 영공 바깥의 넓은 상공에 국가가 임의로 설정하는 공중 구역을 말합니다. 국제법적으로 관할권은 없지만, 항공기가 방공식별구역을 지날 때는 해당 나라에 미리 통보해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앵커: 그런데 우리의 이어도가 중국이 발표한 일방적인 방공식별구역 안에 들어가게 되면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데요. 우리 정부가 이 이어도를 지나는 군용기는 물론, 민항기의 비행 계획도 중국에 알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죠?
최근 국내 항공사들의 내부 회람에는 "정부 방침이 나올 때까지 중국에 비행계획을 제출할 필요가 없다"는 국토교통부 지침이 담겨 있습니다. 민항기의 경우 비행계획이 각국에 자동 통보되는 만큼 따로 알릴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인접국가에 피해가 없는 한, 항공기나 선박이 공해상을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이른바 '무해통항권'도 근거로 제시됐습니다.
기자: 일본은 민항기의 비행계획 통보를 중단시킨 반면, 미국은 비행계획을 중국 정부에 알리라고 권고했습니다. 때문에 정부의 새로운 방공식별구역이 발표될 때까지 계속 고민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게 우리 항공사들의 입장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런 가운데 방공식별구역 확대를 논의하기 위해 당초 어제 열릴 예정이던 당정 협의가 연기 됐죠?
기자: 네, 국방부가 한국의 방공식별구역 확대와 관련해 이번주 안에 최종안을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어 방공식별구역 확대 방안을 최종 조율한 뒤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는데요. 현재 정부는 기존 방공식별구역을 이보다 넓은 '비행정보구역'과 일치시키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제민간 항공기구가 설정한 '비행정보구역'은 마라도와 경남 홍도 등 우리의 영공은 물론, 이어도를 포함한 제주 남쪽 360여 킬로미터 정도에 설정돼 있습니다. 정부가 이 같은 방공식별구역을 확정할 경우 이어도는 일본과 중국에 이어 한국의 방공식별구역에도 포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됩니다.
앵커: 그런데 이 중국이 선포한 방공식별구역이, 시진핑 중국국가 주석이 4개월 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과 중국간의 신경전도 예상되는데요?
기자: 네, 중국 해군이 유사시 대미 방어라인으로 설정한 이른바 제 1열도선을 넘어 태평양으로 범위를 대폭 확장한 제2열도선까지 진출하기위한 고도의 전략적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입니다. 외교전략의 축을 아시아로 삼겠다고 선언한 미국이 적극적인 개입에 나선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앵커: 바이든 미 부통령이 어제 일본 아베 총리와의 회담에서, 방공식별구역 철회를 중국 측에 공동문서로 요구했는데요?
기자: 바이든 부통령이 어제 일본 아베 총리, 오늘 중국 시진핑 주석을 만난 뒤 오는 6일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인데요. 각국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는 이번 사태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 지,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중국이 물러서지 않을 경우 뚜렷한 해법이 없습니다. 일본, 한국과의 보조를 맞추려는 미국이 우리의 방공구역 확대문제에 어떤 식으로 반응 할지도 관심입니다.
네, 오늘 방공식별구역과 관련된 내용, 알아봤습니다. 오늘 준비한 정보는 여기까지고요, 다음 주에 더 알찬 정보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