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에 소비자 지갑 '활짝'

2013-12-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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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4일 오전 9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층에 있는 사파이어볼룸의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이 눈에 띈다. 한쪽 귀퉁이에서는 오전 10시30분 오픈 시간이 너무 늦다며 빨리 문을 열어달라고 아우성이다.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회사 측도 조기 오픈에 대해 고민하는 눈치다. 결국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일찍 개점했고, 대기 중이던 고객들은 쓰나미처럼 매장으로 빨려들어갔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대한민국 스마트 쇼퍼들이 모두 출동했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는 11월 마지막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부터 진행되는 연중 최대 쇼핑 시즌이다.

롯데백화점은 이 블랙프라이데이를 벤치마킹해 이날 하룻동안 2013년 총결산 패션잡화 브랜드 패밀리세일을 실시했다. 구두·패션잡화·화장품·액세서리 등 80여개 브랜드 50억원어치 물량을 준비해 30~90% 할인 판매했다.

긴 불황으로 가격에 민감해지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사은품 증정 장소에는 오전 8시30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해 오전 10시까지 150여명이 대기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 고객은 "사은품을 받기 위해 아침 일찍 이곳을 찾아, 나는 줄을 서고 나머지 일행은 매장에서 쇼핑을 했다"면서 "1만원짜리 장갑 하나 사고 화장품 샘플을 덤으로 얻었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은 영업 개시 30분 만인 오전 11시께 방문객이 1000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했다. 오전에만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1653㎡(500평) 남짓 규모 행사장에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서로 길을 막으며 정체현상이 나타났다.

사람들이 일찍부터 몰리다 보니 계산하는 데도 30분 이상 대기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4개의 계산대에는 평균 5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서 있었다. 판매사원에게 계산을 맡겨놓고 다른 상품을 보러 가는 소비자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행사장을 찾은 한 주부고객은 "계산하는 데 대기줄이 길고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불편했다"면서 "빨리 팔리는 사이즈들이 있어 마음이 조급해 계산을 직원에게 부탁했다"고 말했다.

연말연시 선물상품으로 준비한 장갑·머플러·귀걸이·지갑·효도화 등 10만원 미만 상품 매대에는 사람들이 겹겹이 쌓여 상품을 구매했다. 일부 상품은 1시간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점심시간에 맞춰 행사장을 찾는 직장인들도 있었다. 직장인 안씨는 "행사 소식을 듣고 재고가 일찍 소진될까봐 점심도 대충 때우고 이곳을 찾았다"며 "기대했던 것보다 상품이 다양해 만족스럽다"고 이야기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들도 예상보다 열띤 고객들의 반응에 놀란 눈치였다. 회사측은 정오까지 매출 2억1000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행사가 기대 이상의 고객 반응을 얻고 있다"며 "정확한 집계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현재 추세를 보면 목표매출 4억원보다 3배 가깝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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