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교도 "국가기관 대선 불법개입과 민생파탄 규탄" 시국선언

2013-12-0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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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천도교공동대책위’가 4일 오후 2시 서울 경운동 천도교 대교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 등 국가기관 대선 불법개입과 민생파탄'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한다고 3일 밝혔다.

(사)동학민족통일회, 천도교청년회, 개벽하는사람들, 천도교한울연대,전주동학혁명기념관, 보은동학계승사업회, 천도교대학생단동문회가 참가할 예정이다.

시국선언문에는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 불법개입뿐만 아니라 민생파탄에 대해 책임을 묻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또  사회적 약자와 정의를 위하여 발언하는 종교인들의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종교인과 국민에 대한 종북몰이를 중지하라고 주장했다.


 ■천도교 공동 대책위 시국선언문
 
지금 신하가 된 자들은 나라에 보답하려는 생각은 아니하고 한갓 작록과 지위를 도둑질하여 임금의 총명을 가리고 아부를 일삼아 충성스런 선비의 간언을 요사스런 말이라 하고 정직한 사람을 비도(匪徒)라 한다. 안으로는 나라를 돕는 인재가 없고 바깥으로는 백성을 갈취하는 벼슬아치만이 득실거린다. 백성들의 마음은 날로 더욱 곤궁해져서 들어와서는 생업을 즐길 수 없고 나와서는 몸을 보존할 대책이 없다. 학정은 날로 더해지고 원성은 줄을 이었다. (중략) 나라는 부채가 쌓여 있는데도 갚으려는 생각은 아니하고 교만과 사치와 음탕과 안일로 나날을 지새우면서도 거리낌과 두려움이 없으니 온 나라는 어육이 되고 만백성은 도탄에 빠졌다.
 
-1894년 3월 20일 동학농민혁명 무장기포 포고문 중에서-
 
지금도 119년 전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정부는 말로는 민생을 외치면서도 오로지 부자들의 배만 불리는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재벌의 곳간은 넘쳐나 유래 없는 흑자 기록을 연일 갱신하고 있지만 가계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서민의 삶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춤과 노래를 좋아하던 낙천적인 민족이었던 우리나라는 이제 자살률 1위라는 절망적인 사회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쌍용차 사태로 죽음의 행렬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해고된 노동자들을 껴안기는커녕 46억의 배상책임을 묻는 등 서민과 사회적 약자들을 죽음으로 내몰아 왔습니다. 밀양에서의 갈등도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하고 수요조절과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통해 보다 생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다한 공권력을 투입해서 명분 없는 원전 건설과 송전탑 건설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대선에서 그렇게 부르짖던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어느새 슬그머니 사라지고 오로지 국민들의 주머닛돈을 빼앗아 부자의 곳간을 채워주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 정의와 공정한 조정자의 역할을 해야 할 각종 권력기관의 장들을 권력의 하수인으로 만들어 부정의와 불공평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게다가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국회를 무시할 뿐 아니라, 시민사회와 종교계의 아픈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지 않고 오로지 독선과 불통으로 질주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대선은 국정원·경찰·군·보훈처·청와대 등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한 명백한 관권 부정선거였습니다. 이는 그동안 우리가 이루어 놓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나아가 그 근간을 흔든 엄청난 국기문란 사건이었습니다. 이에 우리는 지난여름부터 대통령의 사과와 진상조사, 그리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오히려 국정원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방해하는 등 부정선거를 덮기에 급급하였습니다. 또한 자신들과 생각을 달리하거나 비판한다는 이유만으로 바른 말을 하는 국민과 종교인을 종북 세력으로 규정하고 탄압하면서 정국을 극단적인 이념 투쟁의 장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정상적인 민주국가라면, 박근혜대통령은 진작에 부정선거에 대한 책임을 지는 조치를 취해야 마땅했습니다. 적어도 대통령이 처음부터 잘못을 시인하고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고, 국정원 국정조사·검찰수사의 자율성 보장 등 부정선거에 따른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면, 국민들은 대통령 사퇴까지 요구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깨끗한 선거를 통해 완성된다’고 스스로 밝힌 바 있습니다. 나라를 ‘혼란’하게 하고 ‘국민의 신뢰를 저하’하는 행동으로는 국가기관을 이용한 관권 부정선거보다 더한 것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사퇴를 촉구하는 종교인들의 요구에 대해 ‘혼란과 분열, 국민의 신뢰를 저하’하는 행동이라고 일축하였습니다. 더욱이 종교의 본질인 ‘정의와 사회적 약자 보호’의 의무에 따른 성직자의 발언을 문제 삼는 행위는 종교 본래의 역할을 부정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책재원수(責在元帥, 모든 책임은 지도자에게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현재의 대한민국의 혼란과 분열의 모든 책임은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에 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대한민국과 국민이 혼란과 분열에 시달리고, 불행하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이에 민생 파탄과 불통의 정치, 그리고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 불법 개입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으면서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입니다.
 
1.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 등 국가기관 대선 불법개입과 민생파탄에 대한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 주실 것을 촉구합니다.
2. 여야는 특검을 통해 국정원 등의 부정선거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 처벌을 통해 민주주의를 기필코 수호하기 바랍니다.
3. 여야는 국정원 등의 부정선거를 조장한 국가기관의 개혁과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에 적극 나서기 바랍니다.
4. 정부는 사회적 약자와 정의를 위하여 발언하는 종교인들의 비판에 겸허히 귀 기울이고, 무분별한 종북몰이를 즉각 중지해야 합니다.
 
포덕154년 12월 4일
 
국정원 등 국가기관 대선 불법개입과 민생파탄을 규탄하는
천도교 공동 대책위
(사)동학민족통일회, 천도교청년회, 개벽하는사람들, 천도교한울연대, 전주동학혁명기념관, 보은동학계승사업회, 천도교대학생단동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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