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징바오(新京報) 28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수도 베이징 각 고급호텔이나 행사이벤트 회사는 각 국유기업이나 정부기관, 일반 기업에서 송년행사를 올해 열지 않기로 했다는 전화가 줄을 잇고 있다.
베이징 한 온천호텔 마케팅 담당자는 “12월과 내달 1월 예약이 절반도 채 안 찼다”고 예년과 다른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일부에서는 (정부 감시의 눈을 피해) 특별 보안 서비스도 제공한다”며 “예를 들면 주차장을 따로 마련해 관리인을 두고 외부인의 출입과 촬영을 막아주거나 행사 플래카드 따위 없이 행사를 진행하는 형식”이라고 전했다.
베이징 둥청(東城)구 한 5성급 호텔에서 국유기업 홍보행사 마케팅 담당자도 “올해는 각종 낭비금지 규정이 공표되면서 호텔에서 송년 신년행사를 열려는 국유기업이 거의 없다”며 "결혼이나 민간기업, 외국계기업 행사만 예약돼 있다"고 전했다.
호텔 연회비용도 물가 인상에 따라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내렸다.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한 5성급 호텔 관계자는 지난 해는 1인당 650위안이었다면 올해는 588위안으로 내렸다”고 전했다.
연말연시만 되면 각 기관ㆍ기업으로부터 송년ㆍ신년행사 준비를 수주받던 행사이벤트 회사들도 일거리가 예년보다 확 줄었다. 한 이벤트행사업체 담당자는 “겨우 5~6개 기업으로부터 행사를 딴 게 전부”라며 “예년보다 절반도 채 안 되는 건수”라고 말했다.
그나마 수주한 행사도 기업 측에서 행사예산을 대폭 삭감한 상태다. 과거 유명 연예인을 불러 연말 분위기를 띄우던 풍습은 회사 내부 직원들의 장기자랑으로 대체되고 있다.
베이징 모 국유기업 관계자는 “사치 낭비 척결 정신에 맞춰 행사를 간소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예년엔 연말선물이 아이패드, 아이폰이었지만 올해는 수건, 치약으로 대체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정부 감시의 눈을 피해 몰래 행사를 열기도 한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국유기업들은 행사를 연말연시가 아니라 좀더 앞당겨 진행해 ‘직원교육 행사’ 등 이름을 내걸고 몰래 송년 신년행사를 개최하고 있다고도 신문은 전했다.
시진핑 총서기는 취임 이래 줄곧 사치 낭비 척결 움직임을 벌이고 있다. 새 지도부는 지난해 12월 회의 간소화와 근검절약 등 8가지 규정을 당 중앙 정치국 위원에게 전한 데 이어 인민해방군에 금주령이 포함된 군10조(軍十條)를 하달했다.
올해 들어서는 당이 군중과 유리되는 건 형식주의, 관료주의, 향락주의, 사치바람 등의 네 가지 바람 때문이라며 4풍(四風) 반대 운동을 전개하며 ‘정풍(整風)운동’을 당 고위층에서 시작해 중국 공산당 전체로 확대하며 이를 다시 중국 사회 전체로 확산시키고 있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