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상장사 해외진출 늘린다… "위기는 기회"

2013-11-2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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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해외자회사 지원 경우도 있어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 국내 대기업집단 상장사가 불황 속에서 되레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새 성장동력을 통해 위기를 적극 타개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은 오는 28일 자회사인 한화솔라홀딩스 지분 209만5250주를 약 2000억원에 매입할 계획이다. 
한화케미칼이 한화솔라홀딩스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식으로 20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이 투입되는 것이다.

한화그룹 태양광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솔라홀딩스에 한화케미칼이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은 독일법인인 한화큐셀(Hanwha Q-CELLS GmbH) 때문이다. 

한화솔라홀딩스는 이번에 지원받은 자금을 한화큐셀로 돌려 태양광시장 업황 회복에 대비하기로 했다. 한화큐셀 독일 본사에는 태양광 연구개발 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현대그룹 현대엘리베이터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최근 300억원을 들여 브라질 법인(Hyundai Elevadores do BRASIL LTDA)에 투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작년 말 4개에 머물던 해외법인 수를 연내 8개로 늘려 수출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특히 내년 3월에는 브라질 현지공장을 완공해 현지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은 10월 말 역외펀드 판매를 위해 약 100억원을 투자해 KIM인베스트먼트펀드를 설립했다. 계열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운용하는 펀드가 유럽과 같은 해외에서 자유롭게 팔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한국투자증권 펀드 수출은 미래에셋그룹이 2008년 룩셈부르크에 펀드를 상장한 이후 둘째 사례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수익원 다변화 및 해외투자 업무강화를 위해 최근 싱가포르 '키아라 캐피탈Ⅱ' 지분 8000만주도 860억5600만원에 취득했다.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인 네이버는 해외 계열사는 아니지만 이달 15일 인터넷 메신저 '라인'(LINE)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자회사 라인플러스 유상증자에 400억원을 투자했다. 

다만 재벌 기업 해외지원이 투자가 아닌 적자 계열사 지원이 목적인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LS전선은 이달 12일 100% 해외 자회사인 LS케이블인디아에 약 233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2007년 9월 설립된 이 회사는 최근 4년간 적자 규모가 340억원에 달했다. 자본잠식률도 작년 말 기준 90%에 육박하고 있다. LS전선이 급히 자본수혈에 나선 까닭이다.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는 엘컴텍이 26일 100% 해외 자회사인 중국 광전자유한회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32억원을 출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불황 속에 해외 진출에 나서는 대기업 상장사를 보면 재무상황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목적이 많다"며 "하지만 실적이 악화된 해외 계열사를 살리기 위한 자금 지원도 많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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