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는 연초부터 15일까지 코스피 46건, 코스닥 80건을 합쳐 모두 126차례에 걸쳐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거나 이를 예고했다.
대부분이 중견ㆍ중소기업인 가운데 전체에서 약 3%에 해당하는 4곳(CJ E&Mㆍ한진해운ㆍSTXㆍ한국가스공사)은 자산총계 5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 계열사에 해당됐다.
거래소는 이달 13일 CJ그룹 엔터테인먼트업체 CJ E&M에 대해 3분기 영업실적 공시불이행을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는 동시에 제재금 400만원을 부과했다. CJ E&M이 제재 다음 날인 14일 내놓은 실적을 보면 1~3분기 누적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각각 1조2321억원, 3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1%와 64.2%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41억원으로 88.9% 줄었다. 이 회사 주가 또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일로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 만에 3만800원에서 3만원으로 3% 가까이 하락했다. 전월 11일 기록한 연고점 4만3250원에 비해서는 30% 넘게 떨어진 값이다.
거래소는 이달 1일 STX그룹 지주 STX에 대해서도 소송제기사실 미공시를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제재금 600만원을 부과했다. STX는 2012년 11월 인도네시아 합작사인 인도아시아쎄머랑(Indo-Asia Cemerlang)으로부터 광산운영 관련 973억원 상당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당했으나 이 사실을 1년 가까이 공시하지 않았다. 이번 제재에도 STX 주가는 STX그룹 전반적인 재무개선 기대감 속에 이달 들어서만 78% 가까이 뛰었다.
한진해운은 앞서 5월 한진해운신항만 지분 98만주를 685억원에 처분하기로 한 결정을 늑장 공시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이 예고됐다. 다만 한진해운은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상 감경사유에 해당돼 예고 다음 달인 6월 불성실공시법인 미지정 결정을 받았다. 한진해운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이 회사 주가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1만550원에서 6000원으로 43% 넘게 떨어졌다.
한국가스공사는 공기업인 대기업집단 상장사 가운데 유일하게 불성실공시법인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는 전월 8일 타인에 대한 담보제공 결정 지연공시를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는 동시에 제재금 400만원이 부과됐다. 2012년 말 이뤄진 3550억원 상당 해외 담보제공 사실을 올해 9월에야 공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 회사 주가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7만5100원에서 6만1100원으로 19% 가까이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