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권 수험생 ‘수준별 수능 때문에 죽을 맛’

2013-11-1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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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병규 기자 =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지 열흘이 됐지만 첫 도입된 수준별 시험에 대한 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중위권 학생들이 상당히 큰 어려움을 호소하는 나머지, 재수를 선택하는 비율이 늘어날 것으로도 예상되고 있다.

오는 28일 ‘정시전형 대비 학부모 진학설명회’를 개최하는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 인성진로연구부 전병식 부장은 “학생들중 중위권 성적에 있는 경우가 많은 혼란을 겪고 있는 것 같다”면서 “아마도 재수생이 대거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에 수능을 치른 중위권 성적의 강모군은 “시험 전부터 A형을 택하자니 갈 수 있는 대학이 제한이 따르고, B형을 택하자니 상위권 학생들 때문에 피해를 볼 것 같아 걱정했는데 시험을 치르고 나니 그 걱정이 더 커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B형을 선택하긴 했는데 잘못 생각한 것 같다는 후회가 밀려온다”며 “영어라도 수준별 시험이 폐지되는 내년을 다시 노려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고민은 강군을 비롯해 다수 중위권 성적 학생들이 동의하는 내용이다. ‘차라리 내년에’라는 푸념만 늘어가고 있다.

특히 변별력을 위해 어렵게 출제된 몇 문제의 경우 중위권 수준 학생들 대부분이 손을 대지 못할 정도였기에 중위권 경쟁에 되려 불을 지핀 격이 됐다는 평이다.

현장에서도 이 같은 이유로 중위권 학생 진학지도가 가장 힘들다고 호소하고 있다.

강동구 모 고교 진학부장은 “지난해까지 자료가 무의미한데다 수능까지 중위권 변별력이 약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큰 혼란이 예상된다”며 “A형과 B형 선택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교사는 “수준별 수능이 학생들의 선택권을 넓히고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였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선택을 제한하고 서열화만 고착화시킨 격이 됐다”고 지적했다.

입시 전문가 역시 ‘중위권 대란’을 예상했다. 일단 최대한 안전하게 지원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중위권 수험생들은 상향 지원전략보단 안전하게 합격을 노리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했다.

일부에선 이 같은 저평가 때문에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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