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남궁진웅 기자]
박중훈을 최근 서울 팔판동 카페에서 만났다. 톱스타는 박중훈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세계를 담고 있다. 박중훈에게 영화 자랑을 부탁했다.
“낯간지러워서 못하겠어요.(웃음) 음, 만든 사람으로서의 바람이 있긴 하죠. 연예계 한 스타의 이야기를 소재로 했는데 관객들에게 자신과 상관없는 스타의 얘기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제가 스타로 살면서 느꼈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면 영화가 성공했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연예계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자기 자신을 돌아봤으면 하는 것이 저의 의도에요.”
지난 1985년 11월 11일 스무 살, ‘깜보’를 통해 첫 영화 촬영을 시작한 박중훈은 “20대 때는 놀기만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무엇인가를 성취하는게 제 인생 최대의 관심사였다. 나한테 관심이 있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내가 성취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며 “미필적 고의든 아니든 남들을 불편하게 만든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성취가 목적이고 저에 대한 관심이 전부였던 시절에는 인기를 얻고 인정 받는 것이 성공의 전부였던 2, 30대에는 세상에 하고 싶은 얘기가 없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지나간 일들 중에 부끄러웠던 일이 떠오르더라고요. 나이는 들어가고, 아이들이 커가고 50살이 가까워지면서 변화가 많이 생겼죠. 하고 싶은 얘기가 있었기에 감독을 하기로 마음 먹었어요.”
결정적인 계기는 영화 ‘체포왕’이었다고. 그는 “체포왕을 찍으면서 내가 연기를 답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가 새롭지 않았던 것”이라며 “나 스스로가 이런데 관객들은 얼마나 지루할지 생각이 들었다. 이건 관객이 나에게서 멀어진다는 의미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연기자가 아닌 감독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신인감독으로서의 기분은 어떨까. “배우는 감정을 보여주는 일이고 감독은 생각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박중훈은 “낯설었다. 안 쓰던 근육을 써서 근육통이 생긴 기분”이라며 “이제 배우가 아닌 감독이기 때문에 책임져야하는 입장이 된 것 같다”며 초조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법정을 예로 들며 “저는 28년동안 검사나 변호사는 다 해봤는데 판사 일은 처음인 셈”이라며 “모든 사람들이 최종 결정을 내리는 판사를 바라보고 판사는 모두를 바라봐야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감독을 해보니 저와 잘 맞는 것 같아요. 다음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욱더 재밌는 소재로 자유롭게 연출해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