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오는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한 오찬에 민주당 김한길 대표를 초청함에 따라 두 사람의 회동이 성사될지 주목됐다. 그러나 김 대표는 오찬을 하루 앞두고 결국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
민주당 측은 12일 “김 대표가 한·러의원친선협회장 자격으로 청와대 오찬에 초청을 받았지만 미리 잡힌 다른 일정이 있어 고심 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며 "한·러의원친선협회 부회장인 박기춘 사무총장이 대신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의 조우 무산에 대해 청와대는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관련 부처로부터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오찬 불참 소식을 보고받았다"고 밝히면서 " "한·러의원친선협회 회장이기도 한 김한길 대표가 정상 오찬에 참석을 해주신다면 한·러 간 공감대도 넓히고 국익외교에도 좋고 도움이 될텐데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오찬 불참 결정으로 현재 청와대와 야당간 형성된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이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 등을 요구하면서 국회 의사일정을 보이콧하는 등 여야의 대치가 날로 첨예해지고 있지만 청와대의 무대응 기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의 무대응 기조 배경에는 박 대통령의 명확한 정치 불개입 입장이 뒷받침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민주당이 주장하는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해 지난달 3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개인적으로 의혹 살 일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선거에 국가기관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데, 현재 재판과 수사 중인 여러 의혹들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확실히 밝혀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박 대통령이 민주당의 특검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박 대통령이 오는 18일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좀더 진일보한 입장을 내놓을지가 향후 정국 향방을 가늠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