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영토 분쟁 등으로 일본과 중국과의 관계가 나빠지면서 대만을 중국ㆍ세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으려는 일본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식민지배나 침략 같은 과거사 문제로 일본에 대한 반감이 아직도 강한 중국이나 한국과 달리 대만은 반감의 정도가 훨씬 덜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일본 기업들에는 큰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신문은 이날 “일본 기업들이 중국 시장과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대만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대만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은 600여개로 전년보다 40% 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대만에 투자한 일본 기업들은 500개에 육박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은 전자상거래 회사 라쿠텐을 대만 시장 진출을 발판으로 세계 시장 개척에 성공한 사례로 보고 벤치마킹하고 있다.
라쿠텐은 지난 2008년 대만 시장 진출에 성공했고 이후 프랑스와 말레이시아 등에 잇따라 진출해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전자상거래 회사들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라쿠텐 대만법인의 유이치 에지리 최고경영자는 “비록 최근 약간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 수년 동안 일본 경기가 얼마나 나빴는지는 누구나 잘 알고 있다”며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대만은 전체 수출의 40% 정도를 중국에 의존하는 등 중국과의 통상관계가 긴밀하고 언어적ㆍ문화적으로 중국 본토와의 장벽이 낮다.
이에 따라 대만은 일본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 일종의 ‘테스트 마켓’ 역할도 하고 있다.
히가시야마 미키오 대만 주재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은 “최근 중ㆍ일 관계 악화로 일본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대만은 중국 본토에 진출하기를 원하는 일본 기업들에 ‘테스트 마켓’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